[사설]

여름철 폭염이 일상화되다시피 했다. 연일 35℃안팎의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일상생활까지 지장을 초래하는 지경이 됐다. 온열질환으로 고통 받는 시민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자치단체마다 도심 온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스프링클러로 아스팔트에 물을 뿌리는가 하면 옥상에 정원을 조성하는 등 단 1℃만이라도 온도를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모습이다.

도심 온도를 낮추는데 나무를 심는 것만큼 항구적이고 효과적인 방안도 없을 것이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카메라로 분석한 결과 교통섬 나무그늘은 평균 4.5℃, 가로수는 평균 2.3~2.7℃의 온도하강 효과를 확인했다고 어제 밝혔다. 잎이 많은 키 큰 나무는 직사광선을 직접 차단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또 활발한 증산작용은 온도를 낮추는 기능을 한다. 식물체 내의 물이 기공을 통해 빠져나올 때 주위의 열을 흡수하여 온도를 낮추는 원리다.

도시 숲이 도시 열섬을 환경 친화적으로 줄일 수 있음이 확인됐다. 지난 1996년부터 민관이 함께 '푸른 대구 가꾸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대구시의 사례를 눈여겨 볼만 하다. 담을 허문자리, 건물 옥상 등을 나무로 채웠다. 3000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어 녹지율을 17%로 끌어올렸다. 이런 노력 덕분에 대구의 여름철 1일 최고 기온은 30년 전보다 평균 1.2℃ 낮아졌다고 한다. 광주광역시는 온도 1℃ 낮추기 프로젝트에 돌입해 다양한 시책을 구상하고 있다.

지자체들이 도심 온도 낮추기에 적극적인 건 시민들에게 보다 나은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해주기 위해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2~2016년까지 5년간 5910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이중 58명이 목숨을 잃었다. 올해 들어 이미 800명이 넘는 온열질환자가 나와 5명이 사망했다. 폭염이 길어질수록 온열환자는 증가할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우리나라 기온이 아열대 기후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온도 낮추기는 특정 지자체만의 일이 아니다. 충청권 지자체들도 도심 온도를 낮추는데 적극 나서야겠다. 가로수, 교통섬과 같은 도시 숲을 더 많이 조성해야 한다. 도시 숲은 천연 에어컨이나 마찬가지다. 큰 나무 한 그루는 에어컨 10대를 가동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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