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 - 수해 속 침수 공장 가보니…]
청주 비하동 차량 정비공장
곳곳에 수마흔적 남아 있어
차량엔진·변속기 모두 젖어
“더 큰피해에 하소연 어려워”

슬라이드뉴스1-충북수해.jpg
▲ 지난 달 16일 내린 호우로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일대가 물에 잠겼다. 독자 제공
"쌓인 흙더미와 쓰레기를 이제야 다 정리하고 일단 영업을 시작했지만 막막하기만 합니다."

1일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의 한 차량정비공장(서비스센터)에서 팀장으로 근무하는 이모(48) 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달 16일 청주에는 불과 몇 시간만에 300㎜에 가까운 폭우가 내리면서 인근 하천이 범람해 저지대에 위치한 일부 주택은 물론, 인근의 대형마트와 차량 서비스센터까지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둘러본 차량정비공장 곳곳에는 아직도 흙에 덮인 채 주차돼 있는 차량과 바닥에 남아있는 토사가 당시 수마가 할퀸 흔적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 팀장은 "저희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더 큰 수해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어디에 하소연도 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 차량 서비스센터가 한 달에 정비하는 차만 1500대 가량에 사고로 인해 수리하는 차량도 230여 대에 이른다.

이 팀장은 “차량정비업소 특성상 값비싼 차량 엔진과 변속기 등이 물에 젖어 사용할 수 없게 됐으며, 차량 판금과 도색작업에 이용되는 설비들도 새로 구매해야 한다”며 “시설 내부 폐기물과 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 등 폭우로 입은 피해는 어림잡아도 수십억 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특히 “당시 신차의 정비를 위해 세워둔 20여 대의 차량 등이 모두 물에 잠겨 피해 금액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충북도와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도내에서 침수된 차량만 1467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에서 집계한 차량은 침수에 기준을 뒀기 때문에 폭우로 문제가 발생한 차량은 포함되지않아 실제 더 많은 차가 폭우로 피해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침수 등으로 인한 폐차도 이어지고 있다. 청주 차량등록사업소 관계자는 "평상 시 하루 평균 20~30여 건의 폐차신고가 접수됐지만 지난 달 16일 직후부터 하루 평균 30~40여 건으로 두배정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시민들은 이날 차량결함을 호소하며 차량 서비스센터를 찾았다가 정비가 안 된다는 이야기에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시민 A 씨는 “이번에 내린 비로 차에 문제가 발생해 인근 카센터를 찾았지만 전문차량센터를 가야한다고 해서 차량정비공장으로 왔다”며 “하지만 차량정비가 어렵다는 말을 들으니 어떻해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진재석 기자 luck@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