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달리던 열차에 돌연 육중한 쇳덩어리가 날아들어 유리창이 깨지면서 승객 7명이 다친 사건은 열차 운행 및 승객 안전에 대한 철도당국의 무신경을 그대로 드러냈다. 지난달 30일 용산역을 출발해 여수엑스포역으로 가던 무궁화호 열차 사고는 결국 인재(人災)로 밝혀졌다. 사고는 기관차 연결장치 하부에 설치된 내부부품이 떨어져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처음엔 사고 경위를 싸고 오락가락하더니 이제야 그 원인을 밝혀낸 과정이 허술하기 그지없다. 경찰은 문제의 쇳덩어리가 정확히 어떤 용도로 쓰이는 것인지도 규명되지 않아 혼선을 빚었다. 쇳덩어리는 무게가 10㎏을 넘어서고, 크기(가로·세로 20㎝, 두께 4㎝)도 일반인들이 자유자재로 취급하기엔 큰 편이다. 가볍지 않은 쇳덩어리가 운행 중인 열차에 어떻게 날아들었는지 의견이 분분했다. 외부 탓을 하다 뒤늦게 자체 정비 결함을 인정하는 꼴이어서 씁쓸하다.

철도 주변의 작은 돌멩이 하나가 우연히 튀어 올라 유리창을 파손하는 일반적인 경우와는 차원이 다르다. 일단 기관차 연결 장치 하부의 내부 부품으로 밝혀진 이상 혹여 누군가 철도 전복이나 승객 안전을 해치기 위해 쇳덩이를 그곳에 갖다 놨을 가능성에 대해선 배제할 수 있게 돼 그나마 다행이다. 그 대신 이 부품이 탈락하게 된 원인과 객실을 가격하게 된 정확한 원인 규명작업이 필수적이다. 부품 정비불량에 의한 철도 사고가 빈발하는 실정이고 보면 철도 안전 시스템에 회의감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열차의 생명은 안전성과 정시성 그리고 대량 수송성이다. 국민이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열차를 애용하는 것도 바로 그런 연유에서다. 반면 열차 사고는 대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소한 부품 하나, 열차 운행 인력의 조그마한 실수 하나가 엄청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1998년 독일 이체에(ICE)의 탈선 사고로 101명의 사망자를 낸 것도 그랬었다. 바퀴의 링 하나가 파손된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이날 사고 처리 이후 남아 있는 승객들은 서대전역에서 임시열차로 갈아탔다고는 하나 승객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열차 사고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현행 열차 검수 주기, 보수 인력의 적정성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국민 안전 투입 비용을 무조건 절감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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