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1년 맞은 김상인 대덕대총장
구성원 의견들 모아 문제해결 ‘자율권 보장’
전문대 연합체제 출범시켜 상생협력 모색
LINC+사업 선정돼 산학일체형 개편 추진
앞으로 중장기 발전전략·비전 재정립 필요

▲ 김상인 대덕대 총장은 “대덕대의 특성화, 강점 등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대학체질을 개선해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재임 1년을 맞은 김상인 대덕대 총장은 최근 계약직원들과 대화를 하다가 이들이 갖고 있는 남다른 주인의식에 깜짝 놀랐다.

20여년 간 대덕대를 청소하는 직원이 “과거도, 현재도 대덕대는 단순한 직장이 아닌 우리 가정을 살린 대학”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 직원의 아들은 의대를 졸업해 전문의가 됐고 최근엔 한 대학 교수로 임용됐다. 아들의 뒷바라지를 할 수 있도록 대덕대가 일을 계속 줬다는 얘기였다. 그는 이어 “대덕대에 고마운 마음이 커 힘 닿는데까지 일하겠다”고 전했다. 이 말을 들은 김 총장의 가슴에도 감동이 싹텄다.

김 총장은 “대덕대 구성원 모두 1인이 1%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 가시적 비전이 있고 희망찬 대덕대를 제대로 이끌어야 한다는 다짐이 아로 새겨졌다”고 되새겼다. 1일로 김 총장이 대덕대에 온지 꼭 1년이 된다. 그동안 소회와 성과, 앞으로 대덕대의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전홍표 대전본사 교육문화부장

-어느 새 재임 1년을 맞았다. 짧은 기간 동안 거둔 성과가 있다면.

“어려움을 겪던 대덕대의 첫 공모 총장으로 온 만큼 구성원들의 기대가 컸다. 선임됐을 때 ‘총장의 역할’을 깊이 고민했다. 숙제는 세상의 변화를 읽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여기에 구성원의 의견을 듣는 열린 자세도 갖춰야 했다. 취임 당시 교직원들은 3가지를 기대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대학경영에 반영해 달라는 것과 대학과 조직원 간 신뢰회복, 마지막으로 갈등과 반목의 상처 치유에 혼신을 다 해달라는 것이었다.

첫 3개월은 교수와 직원부터 운전기사, 파견직 청소 근로자까지 모두 만나 귀를 열었다. 직원들 건의를 받아 출퇴근을 관리하는 지문인식기부터 떼어냈다. 교수들의 방학 중 연가 사용제도도 폐지하고 방학 활용은 전적으로 자율에 맡겼다. 신뢰하고 자율권을 보장하는 게 교육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확신 덕분이었다. 대학으로 옮기기 전 소청심사위원장을 수행하면서 다양한 갈등 조정을 해본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조정자 역할을 하다보니 양쪽의 말을 경청하고 객관적·합리적 중애안을 제시할 수 있었다. 대학에서도 마찬가지다.

구성원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문제 해결에 도움을 받고 있다. 때문에 경청은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항상 총장실 문을 열어놓고 있다.”

-소통과 화합으로 체감한 변화나 성과가 있다면.

“대덕대는 지난해 12월경 교육부 기관인증을 받았다. 340여 대학이 겨룬 교육기부 부문에서 최종 7개 대학에 선정돼 교육기부 대상인 부총리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문대학 최초로 지식재산허브구축사업 추진대학으로 선정되는가 하면 교육부문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137개 전문대 중 2위에 이름을 올렸다. 3군 사관학교 편입생 35명을 배출하고 군장학생 선발 성적은 4년제 대학을 포함해 전국 1위다. 지난 4월 정부 재정지원사업인 LINC+를 따내 타 대학의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 구성원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새로운 목표에 도전해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 대덕대를 비롯한 대전·세종지역 5개 전문대 연합체제 출범에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의미를 되짚어 준다면.

“학령인구 급감은 당장 대학이 직면한 과제다. 현행 입시체제에서 전문대는 개강을 앞두고도 4년제 대학에 입학자원을 빼앗기는 경쟁구도다. 이에 따라 전문대 간 소모적 입시경쟁으로 행·재정적 출혈은 더욱 크다. 지난해 8~9월 대전 소재 전문대 중 대덕대·대전보건대·대전과학기술대 총장들이 잇따라 부임했고 모두 국가기관에서 근무한 경험이 같아 동질감이 컸다. 동병상련으로 어려움을 토로하고 상의하던 중 협력 방안을 찾자고 공감대가 형성됐다.

기왕이면 타 전문대도 참여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번 협약은 대전·세종지역 5개 전문대 총장들이 한 마음이 돼 대학의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지의 결과물이다. 5개 전문대 총장들은 ‘경쟁보다 공유·협력을 통한 상생이 필요하다. 치열한 경쟁관계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는가. 4년제 대학보다 우수한 직업교육 시스템을 부각시키자’는데 뜻을 함께했다. 대학 간 협력에 그치기 보다 지역사회와 시너지를 내는데 주력할 것이다.”

-5개 전문대 연합체제에서 기대되는 성과는.

“각 전문대가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 공유만 해도 경제적 성과가 기대된다. 각 전문대의 장점을 특성화로 승화시켜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칠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대덕대 신입생 출신지역을 보면 충청권이 70% 이상이다. 그런데 군사학부는 48.9%만 충청권에서 진학했다.

나머지 51.1%는 전국 각지에서 오는 것으로 파악돼 각 전문대가 전국에서 찾아오는 특성화 학과를 육성하도록 협력하면 매우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대 간 무한경쟁의 혈투를 벌이는 대신 상생협력방안을 찾아보자는 역발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도되는 것이다. 이는 운명공동체로서 지역대학공동체 경영을 추구한다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성과라고 생각한다. 존중과 배려, 나눔을 근본으로 하는 교육의 본질과 시대정신에도 절대적으로 부합하기 때문이다.”

-최근 대덕대는 정부 재정지원사업인 ‘LINC+사업’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특성화를 모색하고 있는지.

“LINC+는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교육과정과 인재 육성이 방점이다. 사회수요를 반영한 만큼 맞춤형 교육으로 학생의 취업난과 기업의 구인난을 동시에 해결하면서 대학 체질을 ‘산학일체형’으로 개편하기 위해 추진된다. 2021년까지 5년간 시행되는 이 사업은 전국 152개 전문대 중 44개교만 선정됐다. 대덕대의 연도별 예상 지원액은 13억 6500만원 가량으로 5년간 총 70억원 규모다. 최상의 교육환경 구축과 산업체 맞춤형 교육과정 개발, 맞춤식 학생역량강화프로그램, 산업체 현장실습 비용 등으로 사용된다.

참여 학생들은 교육과 훈련을 통해 전공직무능력 향상과 인성을 겸비한 인재로 거듭나 건실한 54개 산업체에 133명의 학생이 취업이 이미 약정돼 있다. 대덕대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지역사회 수요를 반영한 T·I·M(Tech·Mecha Biz, ICT융합, MICE) 인력양성’을 사업목표로 내걸었다. 대덕대는 미래사회 변화와 지역 전략산업을 선도할 맞춤인재를 양성해 현장중심 맞춤형 교육환경시스템을 구축하는 지역발전 선도대학으로 거듭날 것이다.”

-앞으로 대덕대에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중장기 발전전략과 비전 재정립이 우선이다. 대덕대는 일찌감치 ‘비전 2020’을 준비해 운용 중이지만 앞으로 3년이면 종료된다. 다시 현재를 기점으로 향후 3년, 5년, 10년을 내다보는 안목에서 새로운 목표와 전략을 정립하는 게 필요하다. 이 비전을 타임프레임에 따라 '비전 2020+ 또는 비전 2030'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어 정부의 2주기 대학 구조조정 평가에 대응해 학교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평가 자체보다 사전에 대덕대의 특성화, 강점 등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대학체질을 개선해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다.

또 대학재정확충방안 모색이다. 외부 재정자원 확보를 위해서 정부의 모든 정책 프로젝트에 응모하고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교직원들이 고생 하겠지만 비상한 각오로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고 설득하고 총장이 솔선수범하겠다. 마지막으로 교육 서비스 모델 개편이다. 대덕대 학생들에게 적합한 교육모델을 개발하고 선택권을 높이는 방향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대덕특구내 소재하고 있는 대학으로서 특구와 테크노밸리 등과 네트워크 강화 등 적지 않은 과제들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대덕대 예비 신입생 및 지역주민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대덕대는 학생을 최고로 섬기는 대학,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대학, 경쟁력과 자부심이 강한 대학을 지향하고 있다. 대덕대에 입학하면 취업의 꿈을 반드시 이룰 수 있도록 교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해 뒷바라지할 것이다.

학생 입장에서 최고의 선택이 되리라 믿는다. 또한 지역주민들께서 대덕대에 항상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시는 것에 대해 고마운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대덕대는 지역주민의 재취업 교육 및 평생교육을 담당하는 ‘커뮤니티 칼리지’의 역할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지역을 빛내는 대학으로 더욱 발전해갈 수 있도록 변함없는 성원을 당부드린다.” 정리=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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