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청주시 근시안적 행정 예산만 낭비

▲ [파헤쳐진 무심천]청주시의 상징인 무심천이 지난해 10월부터 남일~문의간 지방도 확·포장 공사를 하며 파헤쳐지고 있어 생태, 방재 기능을 위협받고 있다. /한상현 기자

충북도와 청주시의 근시안적 졸속행정으로 무심천이 주민들의 세금만 낭비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청주의 상징이자 랜드마크인 무심천은 하천법상 지방 1급 하천으로서 충북도지사가 관리토록 돼 있어 도지사는 관할 지자체인 청주시와 청원군이 추진하는 각종 무심천 관련 사업을 조정 또는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규정에도 불구, 오히려 충북도가 앞장서 무심천의 생태와 방재기능을 위협하는 공사를 강행, 도지사가 임무를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예산 낭비 의혹도 받고 있다.

충북도는 지난해 10월부터 남일~문의간 지방도 확·포장 공사를 시행하면서 청원군 남일면 고은교 위쪽에 있던 무심천 수중보를 완전 철거하고 그 자리에 무심천교(고은1교) 신축공사를 하고 있다.

도는 또 신설 교각 바로 아래에 새로운 수중보를 건설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경우 현재의 고은교와 신설보, 신설교 등 3개의 커다란 인공구조물이 불과 수십m 사이를 두고 거의 붙다시피 잇따라 들어서게 돼 있는데다 이곳은 물길이 굽어지는 커브지점이어서 자칫 장마 때 홍수를 불러일으킬 우려를 낳고 있다.

또 이 공사는 청주시가 오는 8월까지 수립키로 한 무심천종합계획의 주요 내용인 자연생태형 하천복원사업과도 배치될 가능성이 높아 또 다른 예산 낭비를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공사가 완료될 경우 도가 시의 발목을 잡는 격이 돼 복원화 사업에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도 10년 앞도 못 내다보는 근시행정으로 수많은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시는 최근 무심천을 자연생태형 하천으로 복원하기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면서 지난 95년부터 연차적으로 설칟이용해 오고 있는 무심천 하상주차장과 하상도로를 전격 철거한다는 원칙을 세워, 이 중 하상주차장은 이미 70% 철거 완료하고 나머지도 조만간 철거할 예정이다.

시는 하상도로도 종합계획상의 대안이 마련되는 대로 철거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 같은 시의 방침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10년 전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이기식으로 공사를 강행하더니 이제 와서 철거를 한다면 소요된 수십억원의 예산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졸속행정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수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 이처럼 졸속으로 추진돼 시행착오를 가져오는 것과 관련, 관계 전문가는 "사업계획단계부터 시행단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시민사회단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청회 등을 의무화하는 등 제도적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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