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요 둔화도 지속…"신흥시장·신차로 수익 개선"

▲ 기아자동차 [연합뉴스TV 제공, 자료사진]
▲ 기아자동차 [연합뉴스TV 제공, 자료사진]
기아차도 '어닝 쇼크', 2분기 중국판매 64%↓…순이익 '반토막'

미국 수요 둔화도 지속…"신흥시장·신차로 수익 개선"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기아자동차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 등에 따른 중국 내 판매 급락으로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기아차는 27일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영업이익은 4천40억원, 당기순이익은 3천89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은 47.6%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무려 52.8% 줄었다.

기아차는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3월 이후 사드보복 여파가 이어지면서 중국 판매가 반 토막 난 것이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이 됐다.

기아차의 올 2분기 중국 판매량은 5만2천438대로 작년 같은 기간(14만5천280대)보다 약 64%(9만2천842대)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 감소 폭은 41.5%였다.

중국 내 판매부진으로 인해 기아차의 해외공장 출고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0.8% 줄었다.

국내공장 판매도 내수와 수출의 동반 하락으로 인해 4.8% 줄어 전체 판매는 12.2% 감소한 66만264대를 기록했다.

기아차가 중국에서 50대 50 합작회사를 운영 중이어서 중국 내 판매는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에만 반영된다.

중국 외 시장을 보면 기아차는 상반기 유럽과 러시아, 중동·아프리카 등 주요 신흥시장에서 판매가 증가세를 보이며 선전했다.

반면 중국과 함께 'G2'로 분류되는 미국에서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기아차의 상반기 미국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9.9% 줄어든 29만6천대를 기록했다. 니로의 신차 효과에도 불구하고 볼륨 모델(많이 팔리는 차종)의 노후화에 따라 판매가 줄었고 시장수요 둔화로 인해 경쟁이 심화한 탓이다.

국내 판매도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한 25만4천대에 그쳤다.

기아차는 하반기에도 사드보복 여파가 지속하는 등 어려운 경영여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중국과 미국에서 판매 회복에 힘쓰는 동시에 경기 회복세를 보이는 신흥시장 공략을 강화해 수익성 방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아차 재경본부장 한천수 부사장은 실적발표 직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내부적으로는 원가 절감, 외부적으로는 판매역량 강화로 중국시장 부진에 대응하고 있다"며 "3분기에는 9월 딜러 대회, 지역순회 간담회 등을 열어 딜러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사기 진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 부사장은 이어 "야외 마케팅 활동을 비롯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턴어라운드' 판촉을 시행할 계획"이라며 "9월부터 소형 승용 페가스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K2 크로스 등 신차도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과 관련, 한 부사장은 "전략적으로 인센티브를 늘리고 판촉을 강화해 지난달 말 기준 4개월 미만으로 재고를 축소했다"면서 "하반기 추가 수요 둔화가 우려되므로 무리한 판매 확대보다는 재고를 계속 줄이고 플릿 물량을 적절히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중남미, 러시아 등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는 주요 신흥국에 현지 전략 차종을 앞세워 판매를 늘린다는 목표다.

한 부사장은 "하반기에도 서유럽과 신흥시장에서 긍정적인 판매 모멘텀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유럽에서는 스토닉(9월)과 스팅어(10월)를 출시하고 러시아와 멕시코에서도 쏘렌토, 카니발 부분변경 모델 등을 선보여 G2 시장 부진에 따른 수익성 추가 하락을 방어하겠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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