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수 충북고등학교 교장
[투데이포럼]

청주가 자랑하는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은 독일의 요한 구텐베르크가 만든 성경보다 78년이나 앞선다. 그러나 이후 소중한 문화적 유산이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에 극소수의 양반계층에게만 전유물로 사용됐고, 대중적으로 크게 확산되지 못했던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조선시대의 한글 또한 세계에 유례가 없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문자로 유네스코에서 인정받을 만큼 창의적인 글자였고, 현재는 한글 사용 인구 수로 볼 때, 세계 12위로 프랑스어나 독일어보다 앞서고 있다.

만일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신 후, 당시에 지배계층인 양반이나 일반 백성이나 국한문 홍용체이든 한글 전용이든 역사, 정치, 경제, 문화, 사회, 과학기술, 농업기술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됐더라면 우리 역사는 놀라운 결과를 보였을 것이다.

인구가 5000만 명 이상되는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40여년 동안 경제발전과 민주주의 발전을 동시에 이룬 나라가 대한민국인 것이다. 그것은 한국인들의 근면성, 우수한 두뇌, 창의성, 리더십 등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지만 한글을 제외하고는 어느 것도 설명할 수가 없다.

한글은 모든 국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쉬운 언어이고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언어이며, 아름다운 언어이고, 민주주의의 언어인 것이다.

세계인들이 한글에 대한 폭발적인 열망을 나타내고 있고, 한국의 전통문화와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보이는 것은 민주주의 언어이자 의사소통의 언어이고, 디지털시대에 적합한 마음과 마음을 연결시켜주는 정감어린 언어이기 때문이다. 일본인, 중국인, 한국인이 똑같은 의미의 말을 컴퓨터 자판으로 자국의 언어로 입력하게 했을 때 한국인이 최대 7배까지 속도가 빠르다는 사실로 볼 때 지식 정보화 시대,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언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4차 산업시대를 맞이해 사회 모든 부문에서 혁신을 요구하고 있어 핵심 키워드는 창의력이라고 볼 수 있다. 영화 ‘실미도’를 연출한 강우석 감독은 창의력에 대한 정의를 "감성과 상상력, 추진력이 결합된 것”이라고 말했다. 창의력은 자발적으로 실천하려는 의지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초·중등 교육과정에서도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창의성을 길러주는 것임을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에 명시하고 있다. 우리 선생님들이 자발적으로 실천하려는 노력이 바로 교육의 창의력이며, 학교 발전을 위한 변화다. 법률 용어도, 의학 용어도 과거에 비해 쉽고 이해하기 편리하게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보다 쉽고 편리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해외의 우리 동포들이 한글과 전통문화 등을 공부해 2세, 3세들이 정체성을 갖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벌이는 것도 세계인들 앞에서 당당하게 한민족이라는 정체성을 가질 때, 글로벌 사회에서도 통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는 것이다.

우리 학교에서도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세상을 살 것인가’, ‘창의적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서부터 교육과 창의성은 출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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