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 16일 충북지역에 내린 폭우로 1000년의 신비를 간직한 '농다리'의 상판과 교각 일부가 유실됐다고 하니 안타깝다. 농다리는 충북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백곡천에 있는 충북도 유형문화재 제28호다. 농다리가 유실된 이날 충북지역에는 29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엄청난 인명·재산피해를 냈다. 유실된 상판과 교각을 찾아 완벽하게 복원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농다리는 국내 최고(最古)의 돌다리로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체험하고 있다. 지네 모양의 특이한 형태에 과학적 원리가 담겨있어 1000년의 물결을 버텨왔다. 정확한 축조 연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고려 초기에 축조됐다는 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길이 93.6m, 폭 3.6m, 높이 1.2m 규모인 농다리가 현재의 온전한 모습을 갖추게 된 건 충북도와 진천군이 지난 2008년 교각 28칸을 복원하면서다.

이번 폭우로 교각 28개 중 22번, 25번, 26번 교각 일부가 유실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상판 1개도 떨어져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7월에도 농다리의 일부가 유실된 적이 있지만 이번 피해가 더 크다고 한다. 진천군은 응급복구 작업을 벌여 현재 주민들이 통행할 수 있도록 조처했다고 밝혔다. 진천군은 조만간 정밀조사를 벌여 복원에 들어갈 예정이다.

농다리가 유실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할 수 있도록 복원에 세심히 신경써야겠다. 유실된 상판과 교각을 찾기란 쉽지 않겠지만 최대한 공을 들여야 한다. 농다리는 전국적으로 비슷한 축조공법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특이한 형태로 돼있다. 그런 까닭에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복원 과정에서 농다리의 형태가 조금이라도 변형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복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보존과 관리다. 문화재는 훼손되면 복원이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농다리는 석회 등을 바르지 않고 돌을 그대로 쌓은 돌다리임에도 오랜 세월을 유지해왔다. 농다리가 다시는 유실되는 일이 없도록 관리에 철저를 기해주기 바란다. 대대로 이어져온 문화재를 온전히 보존해 후세에 물려주는 것은 국민의 의무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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