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악의 물난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유럽으로 해외연수를 떠났던 충북도의회 의원 4명이 모두 귀국했지만 국민들의 공분은 가라않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자신을 비난하는 국민을 설치류(齧齒類)에 빗댄 발언이 뭇매를 자초하고 있다. 충북이 22년 만에 최악의 수해를 당해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외유성 연수에 나선데 대한 사과는커녕 외려 국민을 비하하는 게 제정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오죽하면 한 보수단체 회원까지 나서 그의 사퇴를 촉구하며 도의회 앞에서 오물을 투척하는 시위까지 벌였겠는가.

국민의 분노는 외면하고 오히려 설치류인 "레밍(lemming) 같다"고 말한 충북도의회 김학철 의원(충주1)의 어처구니없는 막말은 어떤 변명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망발이자 궤변이다. 그가 귀국 후 기자회견에서 "국민을 빗댈 의도는 없었다"며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을 일명 '집단 자살 나그네쥐'로 불리는 레밍에 비유한 발언은 수해로 상처 입은 도민들의 가슴에 또 다시 대못을 박는 망동과 다름 아니다.

여론을 의식한 듯 그가 속한 자유한국당에서 의원 3명 모두 제명한 것은 사필귀정이다. 하지만,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는 그런 지방의원은 아예 정계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게 국민들의 이구동성이다. 그는 지난 3월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청주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서 탄핵에 찬성한 국회의원들을 겨냥해 "국회에 250마리의 위험한 개들이 미쳐서 날뛰고 있다"고 극단적 발언을 했었다.

국민들을 향해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라고 말한 그야말로 자신과 다른 생각은 인정하려하지 않는 편협한 사고를 보여주고 있다. 출국한 지 하루 만에 부랴부랴 귀국을 결정했지만, 한국당 소속 의원 3명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의원 1명에 대해서도 엄한 징계가 필요하다.

민의를 외면한 채 물난리 속에 외유를 떠난 도의원들은 잘못을 인정하고 솔직한 반성부터 해야 한다. 7명이 목숨을 잃고 집과 논밭이 침수되고 단수·단전으로 도민들이 신음하는 상황에서 지역민을 뒤로하고 외유에 나선 것만으로도 도민을 대표할 자격을 상실했다고 본다.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고 진정으로 사죄하는 것이 그나마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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