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위해 맹렬하게 뜨거운 젊음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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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위해 맹렬하게 뜨거운 젊음의 시간
  • 충청투데이
  • 승인 2017년 07월 23일 16시 58분
  • 지면게재일 2017년 07월 24일 월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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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엔디컷 우송대 총장
[아침마당]

장마가 지나가자 기다렸다는 듯 매일 폭염특보와 폭염주의보다. 햇볕은 사정없이 땅을 달구고 캠퍼스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하다. 정원의 나무들은 햇볕을 받아 그 푸름이 극에 달했고 밖으로 나온지 얼마 되지 않은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우렁차다.

맹렬하게 뜨거운 요즘, 사람의 인생으로 치자면 강렬한 젊음을 발산하는 젊은이의 시간이 이 한여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어디선가 젊음과 미래를 고민하고 있을 학생들이 궁금해질 무렵 필자에게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얼마 전 경희대 서울캠퍼스 크라운관에서 '제20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말하기 대회'가 열렸는데 우리대학에 재학 중인 우즈베키스탄 출신 잡버로프 쇼크루크 학생이 대상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필자는 바로 그 학생에게 만남을 요청했다. 한국에서의 경험과 수상의 소감을 직접 듣고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을 졸업하고 현재는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쇼크루크 학생은 매운맛과 한류의 매력에 빠져 5년 전에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 5년간 한국어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 물어보았더니 특별한 비결은 없고 우즈베키스탄어와 발음과 문법이 비슷해 크게 어렵지 않았고 한국 친구들과 적극적으로 어울렸다는 겸손한 답변이 돌아왔다.

1415명이 지원한 예선을 거쳐 결선에서는 14개국 16명의 학생들이 경합을 벌였던 이번 대회의 말하기대회 주제는 ‘새롭게 태어나는 대한민국’과 ‘나만 몰랐던 한국의 금기문화’였다. 쇼크루크 학생은 ‘화끈하고 역동적으로 다시 태어나는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으로 “다이내믹한 한국 가요보다 더 멋진 음악은 광화문에 울려 퍼진 한국의 애국가였으며 매운 한국 음식보다 더 뜨거운 것은 광화문의 촛불이었다.”는 한국의 긍정적 에너지를 인상 깊게 봤다는 내용으로 대상을 받았다. 한국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새로운 힘으로 일어서는 모습을 정확하게 본 그가 대견해 보였다.

쇼크루크 학생은 말하는 것도 잘했지만 그가 선보였던 랩이 관객들의 시선을 모으는데 한몫했을 것이라고 대회를 참관했던 선생님 한분이 귀띔을 했다. 필자가 궁금해 하자 학생은 망설임 없이 랩을 시작했다.

"간질간질해/ 어린 애들은 가 구석에/ 나 그대의 테이스트를 바꿔주는 소믈리에/ 뜨끈뜨끈할 때 후후 불어 함께 옜다 던져줄 때 감사하며 고개 숙여 만세~"

속사포처럼 해야 하는 랩도 정확한 발음으로 해내는 그를 보면서 저절로 박수를 칠 수 밖에 없었다. 대회에서는 선글라스를 끼고 랩으로 웅변을 마무리하면서 사람들의 갈채를 받았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다.

교육자로서 그 젊음의 과감함과 창의성을 칭찬해주지 않을 수 없었다. 외국인인 필자로서도 한국어를 공부하는 그의 입장에 경의를 표했다. 언어에 대한 재능, 그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에 대한 깊은 애정, 관심, 그동안 공부했던 것을 사람들에게 선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었다면 그는 오늘의 성과를 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쇼크루크 학생은 대회에서 받은 상금으로 할아버지와 부모님을 대전으로 모시고 와서 대전과 우송대,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을 직접 안내해드릴 계획이라고 말해 다시 한 번 필자를 감동시켰다. 더불어 이 학생이 우리 대학에서 성장했다는 것이 필자를 무척 뿌듯하게 했다.

많은 사람들이 요즘 젊은이들의 좌절감과 무기력을 걱정한다. 우리세대와 다른 고민과 걱정으로 오늘을 맞는 젊은이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예전 학창시절 물리시간에 배웠던 것이 생각난다. 물질이 고체에서 액체로 변하는 온도를 녹는점이라고 한다. 녹기 시작하는 온도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녹는점에서 온도가 변하지 않는 일정온도 구간이 나타난다. 변화가 없어 보이나 고체에서 액체로 변화시키는데 열이 모두 쓰이고 있는 것이다

어른들이 젊은이들을 볼 때,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아무 변화도 없는 것 같아 답답해 보일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변화와 성장을 위해 모든 에너지를 쓰고 있는 것이다. 보이지 않아도 속은 열정으로 뜨겁게 끓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 뜨거웠던 젊음의 시간이 나에게도 왔다 지나갔던 것처럼 그들은 변화를 위한 뜨거운 시간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보내고 있으며 한여름 태양 같은 열정을 가슴에 가득 안고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