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한국지엠 파업 여부를 결정하는 노조 찬반 투표가 시작된 6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 내부에 노조원들의 단합을 독려하는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의 대자보가 걸려 있다. 2017.7.6 tomatoyoon@yna.co.kr
▲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한국지엠 파업 여부를 결정하는 노조 찬반 투표가 시작된 6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 내부에 노조원들의 단합을 독려하는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의 대자보가 걸려 있다. 2017.7.6 tomatoyoon@yna.co.kr
위기의 한국車…수출·내수 역주행에 파업 먹구름까지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윤보람 기자 = 최근 수출과 내수에서 모두 뒷걸음질하고 있는 한국 자동차 산업이 '노사 갈등'과 '파업'이라는 맞바람까지 만났다.

만약 올해 여름 실제로 파업이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GM) 등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질 경우, 7년래 최저 수준까지 밀린 한국 완성차 생산의 후진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 수출·생산 7~8년래 최저, 내수 3년만에 감소

지난 상반기 여러 지표만 보자면, 한국 자동차 산업은 7~8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우선 올해 상반기 국산차 수출량은 132만4천710대로, 지난 2009년(93만9천726대) 이후 8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영향 등으로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판매가 40% 넘게 급감하고, GM 유럽 철수에 따라 한국GM의 수출 규모가 축소되는 등 '총체적 난국'을 맞고 있다.

국내 완성차 수출량은 2015년 상반기부터 증가율(전년 동기대비)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상반기 기준으로 3년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상반기 내수 판매량(78만5천297대)도 작년 상반기(81만8천115대)보다 4% 감소했다. 2014년 이후 이어지던 국내 완성차 내수 증가세가 결국 3년 만에 꺾인 것이다.

이처럼 수출과 내수 부진이 겹치자, 국내 자동차 생산량 역시 최근 7년래 가장 적은 수준까지 추락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생산량(상용차 포함)은 216만2천548대로 작년 상반기(219만5천843대)보다 1.5% 적다. 2010년 상반기(209만9천557대) 이후 최저 기록이다. 완성차 생산량의 반기 기준 증가율(전년 동기대비)도 2015년 이후 3년 연속 떨어졌다.

◇ 현대차·기아차·한국GM, 파업 분위기 '고조'

이런 위기 속에 현대차, 기아차, 한국GM 등 완성차 업체들은 심각한 노사 분규까지 겪고 있다.

지난달 중국 판매량이 60% 이상 급감(전년동기대비)한 현대차의 경우 노조가 지난 6일 임단협 협상 결렬을 선언했고, 14일까지 이틀 동안 투표를 거쳐 파업을 가결했다.

만약 노조가 실제로 올해에도 여름 파업에 들어가면, 현대차는 6년 연속 파업을 겪게 된다.

기아차 노조 역시 지난달 30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파업 준비로서 '쟁의 발생'을 결의하고 이달 3일 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으나 13일 중노위는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노조는 17~18일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할 예정이다.

사측은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하되, 총액임금을 기존과 비슷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조는 총액임금을 더 늘려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글로벌 GM의 '산업 재편'까지 겹쳐 한국GM의 노사 갈등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한국GM 노조는 7일 임금협상과 관련한 파업을 가결했다. 6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노조원의 79.49%가 파업에 찬성했다.

만약 실제로 파업이 실행에 옮겨지면, 한국GM '철수설'또는 '축소설'이 더 힘을 얻게 될 전망이다.

노조도 이런 가능성을 의식,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산업은행 지분 매각 반대 등의 요구안을 발표하고 "글로벌 GM과 한국GM의 장기 발전 전망이 담긴 새 협약 체결에 정부가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수출, 내수, 생산 측면에서 '트리플 위기' 상태인 한국차 산업에 하투(夏鬪·여름 노동쟁의)까지 겹치면 유례없는 '4중고'의 힘든 시기를 맞게 된다"고 우려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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