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3기 선거때 내건 상당수 이행 어려울듯

이원종 충북지사가 민선 3기 선거 때 내걸었던 핵심 공약의 상당수가 임기가 1년여 밖에 남지 않은 현재 실행 불능의 '공약(空約)'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다. 일각에서는 '공약(公約)은 있고 책임은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2002년 선거 당시 10대 분야, 56개 과제, 130개 사업을 주요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가운데 충북을 태권도를 테마로 하는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기 위해 태권도 공원을 반드시 유치하겠다던 공약은 전북 무주로 확정돼 이미 물건너 간 지 오래다.

그러나 태권도 공원 유치에 실패한 책임을 통감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이 지사는 경북과 전북이 경주와 무주를 단일 후보로 밀었던 것과 달리, 진천군과 보은군이 과열 유치전을 전개해 오다 1차 평가에서 탈락할 때까지 수수방관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제2선수촌 유치를 둘러싸고 진천군과 음성군민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데도 '먼 산 불구경 하듯 한다'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신행정수도 건설의 경우, 이 지사의 안이한 대처가 정치권으로부터 충북도민을 농락당하게 만들었다는 비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 지사는 당초 충북이 신행정수도 후보지에서 제외될 조짐을 보이자 "연기·공주로 결정되는 것이 배후도시의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라며 면피성 발언을 해 눈총을 받았다.

한범덕 정무부지사는 한술 더 떠 "연기·공주에 신행정수도가 들어서야 오송이 개발 배후지로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며 여론을 호도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충북은 늘 정치권의 들러리만 서다가 잔치 술 한잔 제대로 얻어 마시지도 못한다"며 "행정중심복합도시의 후광효과는커녕 당장 호남고속철 오송분기역 유치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라며 도의 안일함을 질타하고 있다.

이 지사의 역점 공약 중 하나인 청주~상주간 고속도로 사업도 지지부진하긴 마찬가지.

이 지사는 당초 전액 국비로 건설되는 이 고속도로의 2006년 완공을 장담했으나 결과는 사뭇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를 두고 충북도의회 정상혁 의원은 지난 236회 임시회 자유발언을 통해 "당초 2006년에 완공한다더니 2008년에 하겠다, 2007년에 하겠다며 고무줄 늘리듯 '줄였다 늘렸다' 한다"고 꼬집었다.

이 밖에 국내외 노선 확대 등을 통한 청주공항 활성화, 정부 제4청사 및 서울대 제3캠퍼스 유치, 청주·청원의 균형발전을 위한 행정구역 개편 등 장·단기 추진공약의 상당수가 선거때 쏟아낸 구두선에 그칠 수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나인문·유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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