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공예인과 시민들의 관심 속에서 청주는 어느덧 스무 살의 나이를 맞이하고 10회째를 맞이하는 청주공예비엔날레가 70일 앞이지만, 여전히 많은 시민들은 아직도 왜 청주가 공예도시로 나아가는지 궁금해 한다. 왜 공예이며 무엇이 공예인가를 궁금해 한다. 전문가라는 어떤 사람들은 “현대공예를 이해하려면 공예의 개념을 잊어버리는 것부터”라고 말한다. 현대 공예의 확장, 즉 공예의 원천인 공예의 물성에 대한 담론으로 다시 고해(告解)하는 시도 없이 공예를 넘어 새로운 공예를 맞이할 수 없다. 물성(物性)과 공예가의 손이 만나 서로에게 길들여지는 인고(忍苦)의 과정을 넘어야 비로소 공예라 할 수 있다는, 자기 주관적 편집증이나 나르시시즘(narcissism)적 고집을 벗어나는 반성도 필요한 시대다.

필자는 이 시대는 이미 현대예술과 공예예술을 나누는 것에서 해방되었다고도 보고 있기 때문에, 이번 제10회 청주공예비엔날레의 기획전 첫 섹션(총 네 섹션구성)을 현대미술계에서 활동하는 7인의 미디어아티스트들에게 공예의 물성을 기반으로 '공예적미술(Crafty Art)'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미시적 실험무대를 펼치는 것으로 공예비엔날레를 시작 할 것이다.

이 실험은 오늘의 수많은 공예작가들이 단지 재료를 중심으로 분류되는 공예적 장르와, 공예의 한계를 넘어, 낯선 물성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자 하는 비엔날레의 도시 청주의 책임과 임무를 세계시장에 펼치겠다는 뜻이다. 현대공예가 나아가야할 새로운 개척은 아마도 '4차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모든 도시들의 공통적 책무에 청주가 중심에 서야할 그 시기가 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단순히 목공예, 도자공예, 금속공예, 섬유공예 등으로 구분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세계의 공예인들과 함께 전통-현대-미래를 잇는 공예예술의 시대적 흐름과 담론들, 그리고 그 이상의 대안을 찾아나서는 또 하나의 실험무대로써의 청주다. 오늘날, 전통적 공예와 현대적 공예, 미디어적 공예 사이에서 뚜렷함의 구분과 영역이 사라져가는 이유로, 하나의 공간에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공예의 진정한 정체성(Identity)와 현재의 위치를 재확인하고 미래공예의 흐름과 방향을 조명하고자 했다.

청주공예비엔날레를 통해 현대공예의 탈장르, 혼성, 실험은 현대미술에 대한 도전도 동경도 아니다. 동시대성(Contemporaneity)이란 한국공예에 마치 공예외부(non-craft)의 것으로 확장으로의 실험적 여행을 함으로써, 이후 다시 한 번 온전한 '한국전통공예'로의 가치발견과 우수성의 재확인의 구성요소를 세계에 알리고자하는 것이다. 점점 그 쓰임새가 커져가는 3D프린팅 기술은 공예의 도구일 것인지, 기법의 발전일 것인지, 전통적 수공예의 쇠락을 예고하는 것인지 우리는 반드시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 옛것과 새것 사이에 존재하는 '한국공예의 현재를 조망하고, 그리고 통합하고, 신메타공예(New meta craft)로의 공존과 확장성을 확인할 기회를 갖는 것이다.

인공지능이나 3D프린팅과 같은 인간의 손을 떠난 방식에 길들여지는 대중의 생성은, 국내 현실에서 마치 '도자기 학과'가 사라지고 '섬유공예학과'가 문을 닫는 시점에서 공예의 미래를 더욱더 어둡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예(工藝)는 예로부터 인간의 삶의 영역에서 쓰임을 기본을 넘어 장식적 기능을 섭렵하면서 '생활공예'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높여 왔다. 당연히 제 10회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는 공예가 장식의 문제, 쓰임의 문제를 넘어서 공예품을 감상하는 공간과 시간이, 왜 중요한 것인지에 대한 실험적 시도를 풀어낼 것이다. 공예를 기반으로 하는 설치미술작가와 뉴미디어아티스트들 간에 공동으로 펼치는 조형작품의 토대위에 작가 상호간에 가지는 감각과 심리를 극대화함으로써 새로운 시각예술의 융과 합을 찾아내고자한다. 현장을 통해 이 시대의 공예인들이 그동안 풀지 못한 미래지향적 예술세계에 대한 목마름을 다시 한 번 충격과 감동으로 불을 집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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