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객 수 84% 감소 3만명 그쳐
면세점매출도 급감 … 유급휴직 등
“한시적으로 임대료 감면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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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찾은 청주공항 면세점은 오가는 관광객 행렬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영복 기자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장기화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요우커·遊客)의 발길이 뚝 끊긴 가운데 지역 관광·유통업계가 최악의 보릿고개를 보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중국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떨어진 지난 3월부터 지난 달까지 청주국제공항 중국 노선 운항편수는 총 328편이다. 이는 지난해 1478편에 비해 77.8% 줄어든 수치다.

중국-청주공항 노선 이용객 수는 더 큰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3~6월 중국-청주공항 여객 이용객 수는 20만 7447명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지난해 보다 84% 가량 줄어든 3만 3164명만이 오갔다.

중국-청주공항을 오가는 이용객 수가 크게 줄면서 매출과 직관된 지역 관광·유통업계가 시름하고 있다.

먼저, 청주공항 면세점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청주공항 MTAT·시티면세점 2곳은 2012년 관세청이 '보세판매장 운영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만들면서 들어온 중소·중견기업이다. 이들은 면세점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불리던 2014년 입점 당시 치열한 입찰 과정을 겪었다. 이후 월간 1억 4247만원(MTAT·화장품 위주)과 1억 1839만원(시티·담배, 주류)이라는 임대료가 책정됐다. 사드사태 이전부터 경영난을 겪던 MTAT는 지난해 9월 잦은 체납으로 계약 해지 사태를 겪었고 올 4월부터는 공항공사와 명도소송을 진행 중이다.

최근 사드사태로 인한 매출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시티면세점이다. 이곳은 지난해 성수기(4~10월) 월간 60억대의 매출액을 올리다가 한한령 이후 1억원대로 줄어 ‘개점휴업’ 상태다. 시티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공항공사 종합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될 만큼 신뢰도가 높았던 곳이지만 면세점 매출의 지표로 삼을 수 있는 비행기 편수가 크게 줄은 탓에 극심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추가 수수료를 대출 받아 냈고 직원 17명의 절반 가량이 돌아가며 유급휴직을 하며 버티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매출 타격의 원인이 사드 보복인 만큼 임대료 부담을 한시적으로 감면해주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면세점 한 관계자는 “사드 보복 사태 이후 3개월 이상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전혀 없다”며 “총체적인 어려움에 빠진 면세점들에 임대료를 한시적으로라도 감면해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하소연 했다.

청주공항 국제선 이용객의 90% 이상을 차지했던 유커들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이들을 유치해오던 여행업계도 아사 직전이다.

청주에서 중국인 전담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이정호 대표는 사드 여파로 운영하던 서울 사무실 3곳의 문을 닫고 직원 56명도 정리했다.

이 대표는 “새 정부 출범으로 사드 보복수위가 낮춰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중국인 관광객 증가는커녕 예약 문의조차 없다”며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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