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진세 3단계 3배로 개편돼
500㎾h 사용시 9만 1600원
개편전대비 2만2980원 줄어
부담 여전 … 절약 실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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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 속에 각 가정에 폭탄 수준의 전기요금 고지서가 배달되면서 아우성이 벌어졌다. 올 여름에도 간헐적 폭우가 이어지는 장마 속에 열대야가 겹치면서 에어컨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여름 전기요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각 가정의 전기요금이 크게 증가하자 국민들의 반발 여론이 높아졌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주택용 누진제를 6단계 11.7배에서 3단계 3배로 조정하는 개정안을 마련해 시행했다.

개편된 주택용 누진제는 200㎾h 이하, 201~400㎾h, 400㎾h 초과로 구간이 나뉜다. 각 구간의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은 910원·93.3원, 1600원·187.9원, 7300원·280.6원이다.

한국전력공사 충북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4인가구 평균소비량은 350㎾h로 전체 가구의 94%가 400㎾h 이하를 소비하고 있다.

이를 사용량별 요금표에 대입해보면 일반적인 4인가구의 전기요금을 알 수 있다. 4인가구 평균소비량인 350㎾h의 기존 전기요금은 5만 5330원이다. 여기에 개선된 누진제를 적용하면 평균 사용량을 쓰는 4인가구는 지난해보다 6885원(12%) 감소한 4만 8445원만 납부하면 된다.

문제는 여름철 사용량이다. 4인가구의 평균 소비량이 350㎾h지만 여름철 평균 소비량은 450~500㎾h으로 추산된다. 때문에 여름철에는 에어컨을 사용하는 대부분 가정에 3단계 누진제 구간이 적용된다. 누진제 개편에 따라 지난해 수준은 아니지만 3단계 누진제가 적용되면서 소비량 증가에 비해 전기요금은 크게 늘어난다.

450㎾h 사용 시 요금은 7만 7570원, 500㎾h 사용 시에는 9만 1600원을 납부해야 한다. 이 요금은 개편 전 누진제에 비해 각각 1만 6125원, 2만 2980원 줄어든 것이긴 하지만 부담스런 금액이긴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적정 수준의 에어컨 사용이 권장되고 있다. 각각 차이는 있지만 최근 출시되고 있는 에어컨들은 평균적으로 1시간에 1㎾h의 전력을 소비한다. 평소 가정의 월 평균 전기 소비량을 알고 있다면 이에 맞춰 에어컨 소비시간을 조절하는 게 현명하다. 예를 들어 4인가족 평균인 월 350㎾h를 사용하고 있다면 한 달에 50시간 이내로 에어컨을 가동해야 3단계 누진제 적용을 피할 수 있다.

불가피하게 이를 넘어서더라도 1일 평균 4시간 이내로 사용하는 것이 가족의 건강과 가정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에어컨 설정온도를 적정온도인 26℃로 맞추거나 선풍기와 함께 사용하는 등 기본적인 에너지 절약 습관을 실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전 충북본부 관계자는 “누진제 개편에 따라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소비량을 사용한다는 전제하에 전기요금은 분명히 낮거나 비슷하게 고지될 것”이라면서도 “누진제 개편을 믿고 전기소비를 늘리면 역시 과다한 전기요금을 내야 하는 만큼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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