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세상에 '감동의 펀치'를 날리다

지난달 28일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스타와 거장의 희비가 교차됐다.

화려했던 전성기를 다시 꿈꾸며 한껏 기대에 부풀어 올랐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마틴 스콜세지는 눈물을 삼킨 대신, 주름 가득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얼굴엔 웃음꽃이 활짝 폈다.

▲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
제7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1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막강한 세를 과시했던 영화 '에비에이터'는 주요 부문 중 여우조연상(케이트 블란쳇)만 타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지난 1월 골든글로브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작품상과 감독상, 여우주연상 및 남우조연상을 휩쓸었기 때문이다.

허름한 가게에서 우연찮게 발견한 보석 같은 물건을 뜻하는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제목 그대로 '대단한' 영화가 된 것이다.

'밀리언…'은 스타 배우에서 거장 반열에 오른 배우 겸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역작이다.

영화는 인간사 희로애락을 이제는 다 깨우친 듯한 일흔네살 이스트우드의 세심하고 따스한 시선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프랭키(클린트 이스트우드)는 한때 잘 나가던 권투 트레이너였지만, 소원해진 딸과의 관계 때문에 스스로 세상과의 교감마저 피하는 나이든 트레이너다.

그에게는 은퇴한 복서인 유일한 친구 스크랩(모건 프리먼)과 낡은 체육관을 운영하면서 서로 티격태격하는 재미가 유일한 낙이다.

그러던 어느 날, 체육관에 매기(힐러리 스웽크)라는 여자 복서 지망생이 찾아오고, 프랭키는 그녀에게 '31살이 된 여자가 발레리나를 꿈꾸지 않듯 복싱 선수를 꿈꿔도 안된다'며 냉정하게 그녀를 돌려보낸다.

그러나 권투가 유일한 희망인 매기는 매일 체육관에 나와 홀로 연습을 하고, 결국 그녀의 노력에 두 손든 프랭키는 그녀의 트레이너가 되기로 한다.

프랭키와 매기는 자신들에게 각각 결핍된 딸과 아버지를 서로에게서 찾고 느낀다.

'항상 자신을 보호하라'라는 프랭키의 가르침 속에 훈련은 계속되고, 마침내 매기는 승승장구하며 타이틀매치에 나가게 된다.

이제서야 세상을 향해 당당히 맞서기 시작한 그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사건이 그들 앞에 다가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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