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바구니 물가가 또 들썩이고 있다. 어류와 채소류, 과일류 등 신선식품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전체 물가 오름세를 이끄는 모양새다. 현재 대부분의 식료품은 지난해보다 평균 10% 올랐고 일부 품목은 90%이상 폭등한 것도 있다. 가뭄, 장마 등 계절 환경적인 요인까지 겹치면서 서민 가계에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올 들어 생활물가가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달까지 2%내외 상승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맥주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대비 6.1% 상승했다. 19년 만에 가장 높았다. 맥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주류 가격도 4.4% 올랐다. 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다른 물가도 마찬가지다. 시장보기가 무섭다는 서민의 볼멘소리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물가 안정세는 기대하기 힘든 구조다.

서민 체감 물가가 유난히 높았던 것은 가뭄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여파로 농·축·수산물 물가가 출렁거렸기 때문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농·축·수산물 물가는 2011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올 상반기 농·축·수산물 물가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6.1% 올랐다. 상반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0%)과 비교하면 3배에 달한다. 장마철엔 과일 채소류의 생육부진과 출하량 감소로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보여 이래저래 서민들만 힘들어지고 있다.

정부가 농산물 가격 상승에 대비, 생활 밀접 품목에 대해 추가 대책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정부가 달걀 수입선 확대, 닭고기 오징어 비축물량 방출, 양파 수급위기 단계 상향 등의 물가 안정방안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한계에 봉착해 있다. 기초농산물 수입 카드에 대한 농민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특별한 자연재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순간 모면식 미봉책으로 맞서고 있다는 점에서다. 정작 중요한 건 농업정책의 내실화라는 지적에 일리가 있다.

차제에 농산물 수급 및 유통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있어야 하겠다. 농산물 가격이 산지보다 3~4배나 비싸다는 건 정상이 아니다. 비합리적인 유통구조가 가격 폭등의 한축으로 작용한다. 어렵게 농사지은 농민은 물론 소비자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중간 유통 상인들만 배를 불릴 수야 없지 않은가. 그간 여러 대책이 나왔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농민과 소비자가 윈윈 할 수 있는 유통구조부터 개선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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