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심억수 충북시인협회장


청주공예비엔날레가 9월 13일부터 10월 22일까지 옛 청주연초제조창에서 열린다. 20여년 가까이 청주시가 공예비엔날레의 나무를 가꾸면서 쌓은 노하우를 품어 청주에 의한 청주를 위한 나무로 성장하도록 디렉터스 라운드테이블의 협의를 통해 힘을 모으고 있다.

제10회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주제는 'Hands+ 품다'이다. 공예를 중심으로 안으로는 지역 문화예술의 가치와 품격을 품고 밖으로는 세상 사람들의 빛나는 삶의 가치를 품어 지역에 국한된 공예산업을 세계시장으로 확장하려는 의도를 담았다.

청주공예비엔날레는 공예를 주제로 한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예술행사다. 청주가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의 탄생지로 금속공예의 신기원을 이룬 곳이라는 역사성에서 출발했다. 국내·외 공예를 한자리에 모아 비엔날레를 개최함으로써 공예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공예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축제다. 공예는 인간의 손을 통해 나오는 조형 미술을 말한다. 실용적 물건의 본래 기능과 미적 장식의 장면을 조화시킨 공간예술로써 문화 예술 결정체다.

21세기를 일컬어 문화의 시대라고 한다. 문화의 정의는 수없이 많다. 그 중 영국의 인류학자 에드워드 버벳 타일러는 문화를 지식, 신앙, 예술, 도덕, 법률, 관습 등 인간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획득한 능력 또는 습관의 총체라 하였다. 문화의 시대는 문화가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다시 말하면 문화가 산업과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요 요소가 된다. 현대 공예의 핵심적인 가치는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적인 것이다. 문화는 매력적인 것이어야 한다. 매력적이지 않은 문화는 살아남을 수 없다. 청주시가 공예비엔날레를 개최하고자 했던 것은 바로 이러한 문화의 시대에 문화로 경제와 산업을 부흥시켜 보겠다는 의지의 결과라 생각한다.

우리 삶에서 부족한 부분과 갈망하는 부분을 채워 주는 것이 예술이자 공예다. 금속공예의 결정체인 직지의 창조 정신을 드높이고 청주시민들의 자부심과 조화로운 공예예술의 전통을 이어가는 청주공예비엔날레다. 청주를 공예산업의 거점 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한 인프라구축과 공예의 예술적 가치와 실용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행사로 성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회성 행사에 그치고 있는 공예비엔날레의 연속성을 위해 상설관이 필요하다. 공예산업 육성을 위한 클러스터 및 테마파크를 조성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공예인의 창작환경개선과 지원정책 개발에 일조했으면 한다. 또 국제교류 및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의 상설 법인화로 전환해야 한다.

청주시가 청주공예비엔날레라는 나무를 심어 9회 동안 가꾸어 왔다. 그동안 키워 놓은 나무에 양질의 거름을 주기 위해 건축, 공연, 기술, 미술, 문학, 영상 분야의 11명의 청주 사람이 모였다. 이번 공예비엔날레 감독의 역할은 튼튼한 열매가 영글도록 자양분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청주공예비엔날레는 국제적 행사이자 지역의 문화예술 축제다. 대중 속으로 스며드는 행사가 되도록 공예를 대중의 시선에 맞춰 시민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기획전, 세계관, 페어, 교육프로그램, 학술부문으로 구성했다. 공예 전문가들만의 행사가 아닌 세상의 모든 사람이 추구하는 행복한 비엔날레가 되도록 작은 힘이지만 문학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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