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진 라이온스협회 충북지구 총재 퇴임
꽃동네 소외층 바라보면서 참된봉사 꿈꿔
진로그룹 사회환원 첫발, 자격증 공부 매진
총재 취임뒤 선물제도 폐지… 봉사밑천 사용
356복합지구 의장 통해 활동영역 늘릴 것

▲ 최충진 총재는 취임부터 현재까지 '오늘의 열정으로 따뜻한 내일을'이라는 구호로 따뜻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소외되고 어두운 곳을 찾아 발품봉사를 펼쳐왔다. 김영복 기자
▲ 국제라이온스협회 356-D(충북)지구가 지난 5월29~6월2일 필리핀 자매기구인 301-C지구 바기오, 산페르난도, 칸돈지역을 방문 당시 봉사모습.
▲ 지난해 11월 라이온스협회 356-D 충북지구국제협회 ‘창립 100주년’ 기념식에서 밥 콜루L(Bob Corlew·미국) 국제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무심천 청결 봉사활동을 펼친 모습.
1917년 미국 시카고에서 멜빈 존스에 의해 태동한 국제라이온스협회는 전 세계 213개국, 총 142만 명의 회원이 각 지역의 재해구호, 청소년교육, 건강증진, 환경보호 등 대규모의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세계 최대의 봉사단체다.

특히 1967년 5월 조직된 국제라이온스협회 356-D(충북)지구는 현재 103개 클럽, 4000여 명의 회원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민들의 복지향상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찾아가는 봉사로 큰 사랑을 나누겠다’는 당찬 포부로 지난해 7월부터 충북지구를 이끌어 온 제37대 최충진 총재(59·청주시의원)가 이달 30일을 끝으로 임기를 마친다. 충청투데이는 그의 봉사활동 히스토리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1983년 스물 넷의 나이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사회초년생 최충진. 다소 이른 나이에 그가 봉사의 삶을 살게 된 이유는 명료하다. 기업이 사회공헌활동 차원에서 추진한 의무적 교육·봉사활동 때문이었다. 그는 첫 직장으로 기아그룹 산하 ‘동양종합기술건설’에 입사했지만 현재의 아내를 만나 결혼한 뒤 1987년 진로그룹(진로유통)으로 옮기게 된다.

가족이 생겼다는 책임감에 평생 직장으로 생각하고 진로백화점에서 근무를 시작했지만 생각지 않은 난관에 부딪혔다. 지지리 궁상맞은 신혼 초 애옥살이도 힘든데 회사 지침으로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늘 음성 꽃동네로 봉사활동을 다녀야 했다. 사무실의 반강제적으로 봉사활동에 그저 횡행(橫行)하며 어슬렁 거리기만 했던 그가 태도를 바꾼 것은 꽃동네 표지석에 적힌 ‘얻어 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라는 한마디 문구였다.

주변을 둘러보니 어미가 오면 기계처럼 입을 벌리는 둥지 안 제비처럼 뼈와 살이 붙은 듯 앙상하게 마른 아이, 연신 기침을 토하는 노인들이 식은 밥과 마른 찬에도 환한 미소를 보이고 있는 것이었다.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조용히 보살피는 것이 참된 봉사”라고 핏대를 올리는 오웅진 신부의 설교가 더 이상 잔소리로 들리지 않고 그의 뇌리에 깊이 박혔다.

2014년 국제라이온스협회 충북지구 제1부총재를 거쳐 충북지구 37대 총재, 356복합지구 총재협의회 의장까지 당선된 최 총재의 ‘봉사인생’ 서막(序幕)이다. 그는 당시 진로그룹 가갑순 회장으로부터 “봉사는 맞춤형 서비스”라는 조언을 얻었고 자기 자신부터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겠다는 나름의 ‘봉사활동 플랜’을 세웠다. 그때부터 최 총재는 봉사에 대해 견마지충(犬馬之忠)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국가·민간을 가리지 않고 자격증 공부에 매진한다.

그 결과, 현재 그가 보유한 자격증은 사회복지사 2급, 요양보호사 1급, 보육교사 2급, 방과후아동지도사, 청소년심리상담 1급, 청소년 진로상담사, 생활예절지도사, 정신건강증진관리사 1급, 성폭력상담사 등 그 종류만 해도 20개가 넘는다. 상사로 모시고 있던 가 회장의 조언과 함께 나름의 봉사정신으로 무장한 최 총재는 진로백화점 인사팀장 당시 직원들과 함께 에덴원, 소망원 등 청주지역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에 나섰다.

2009년 청주한벌라이온스와 인연을 맺은 뒤 그동안 지역 저소득 가정,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에 연탄지원과 배달봉사를 펼치고 자연정화활동, 산불예방 캠페인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추진해 왔다. 지난 1년간 총재로 활동하면서 지역사회의 소외된 장애인들과 아이, 노인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는 선업(善業)으로 심장이 더욱 뜨거워졌다. 낮은 곳에서부터 봉사를 실천해야 한다는 평소 지론(持論)대로 협회 선물제도를 폐지하고 본인의 취임식 예산도 삭감해 그 비용을 봉사 밑천으로 썼다.

지난해 말에는 자신이 운영하던 잡화점의 구두와 핸드백 1억 1000만원 가량을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해 장애인들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국제라이온스협회 창립 100주년 기념봉사사업 일환으로 추진한 영구임대아파트 주거환경개선 위생케어 소독사업은 그야말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평소 봉사는 젊을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대로 금천고(아리울봉사단), 주성고(헬퍼봉사단) 등에 재학 중인 청소년들과 함께 소외된 이웃을 돌보고 소하천 자연정화 활동을 펼치는 등 살기 좋은 청주를 만드는데 주력해 왔다.

하지만 최 총재는 오늘이 있기까지는 뼛속깊이 사무치는 남모를 아픔도 있었다. 봉사의 행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조금은 삐딱한 오해와 시선들 때문이었다. 그는 정치에 입문할 때 정치인도 국민들을 위해 헌신+하는 역할이라는 점에서 봉사와 동일선상에 있기에 이러한 눈총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그는 “자칫 생색내기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묵묵히 봉사하다보면 오해도 거둬들일 것이라는 신념으로 매진했다”며 “항상 지역사회를 먼저 생각하고 사랑을 나누겠다는 자세로 임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356복합지구 의장을 통해 더 큰 영역에서 봉사를 실천할 계획이다. 충북지구를 넘어 대구, 대전, 전북, 경북, 충남·세종 등 총 6개의 지구가 속해 있는 356복합지구에서 647개 클럽, 2만 5775명의 회원과 개개인의 이익에 치중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공평한 봉사활동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최 총재는 “찾아가는 봉사로 큰 사랑을 함께 나누겠다"며 “지역사회 발전에도 앞장서 인정받고 존경받는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