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김성룡 대전시 버스정책과 교통전문직

준공영제 시행이후 늘어나던 시내버스 이용객이 2014년을 정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주요 이유로는 2014년 2000원에 육박하던 유가가 1400원대로 하락, 고연비차량의 출시 등으로 통행비용이 낮아졌고, 2015년 발생한 메르스 확산으로 대중교통 이용기피 현상과 인구감소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더 빠르고, 더 편리하고, 값싼 대중교통이길 바라는 시민의 요구수준은 높아가지만 이를 쫓아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대전시의 2030도시교통정비기본계획에 따르면 대중교통분담율은 현재 28%에서 4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루 36만명의 신규 이용객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현재의 여건으로 가능할까? 적어도 10분이내의 배차간격과 제자리 환승이 가능한 직결 환승체계, 다양한 차량도입과 노선신설을 통해 대중교통 수단간 연계와 이에 걸맞는 요금체계를 마련해야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최근 각 지자체는 미세먼지 감축과 친환경을 위해 전기버스와 수소버스 도입과 기존 저상버스의 단점을 개선한 3문 저상버스, 출퇴근 수요불균형을 해소를 위한 2층버스, 굴절버스, 바이모달트램 등 고가의 차량도입을 추진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제기되는 정기권 도입, 무료환승 확대, 청년요금 할인, 국가유공자 및 고령자 요금할인 및 무임요구 등을 고려할 때 적자 폭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가 상승이나 수입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자의 정책추진을 검토하는 것은 환경 문제해결과 출·퇴근시 공급불균형 해소, 신정부의 주요정책으로 피할 수 없는 과제들이며, 대전시도 다음 네가지 과제추진을 검토해야 한다.

첫째, 다양한 차량을 도입하고, 시민의 요구에 충족하는 노선을 신설하여 새로운 버스 이미지를 만들어 시민이 체감하는 만족지수를 높여야 한다. 특히 시민들이 요구하는 심야버스, 출퇴근시간에 운영하는 수요대응형 노선, 자가용 이용자를 대중교통으로 유도하는 고급 좌석노선, 도시 내 주요 시설인 전통시장, 공공시설과 관광지를 연결하는 도심 순환노선, 광역권 노선 등 다양한 노선을 신설하여 새로움과 편리함을 제공해야 한다. 둘째, 환승시설과 요금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주요 거점에 환승센터를 만들어 다양한 대중교통수단을 연계시키고, 제자리환승으로 이동거리를 최소화하여 기다리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또한 낮은 수준인 기본요금은 현실화하고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직장인, 학생을 위해 20~30% 할인된 정기권을 도입하여 고정 이용객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셋째, 다양한 운영체계의 도입이 필요하다. 준공영제 시행 10년이 지난 현재 안정적인 운행기반은 마련했으나 경쟁력을 갖추지는 못하고 있다. 운송업체의 자구적 노력을 촉진하는 노선입찰 등 새로운 운영체계 도입과 도시철도2호선인 트램 개통을 대비한 버스와의 통합운영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넷째, 적극 투자해야 한다. 대전시는 손실보전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닌 장기 비전을 가지고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버스운송체계의 혁신을 일으켜야 한다. 도시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가용 통행비용을 늘리고 불편하게 하는 것에 앞서 대중교통수단이 편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지자체 존재가치는 돈을 버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있다. 시민편의를 위한 최우선 가치에 예산을 집행하고 성과를 이뤄 시민을 행복하게 하면 도시는 살맛날 것이라 생각한다. 출근길과 배움의 길을 열어주고, 쇼핑과 친구와의 즐거운 만남을 열어주는 대중교통이야 말로 투자가치가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내버스에 돈 좀 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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