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관용 청주시 공원녹지과
[시선]

언제부터가 뉴스에서 미세먼지에 대한 예보가 나오기 시작했다. 어린아이와 야외활동을 하고자 하는 날, 그날의 미세먼지 농도 확인은 필수가 됐다. 만약 미세먼지 예보가 나쁨 수준이면 그날은 집에 머문다. 키즈카페에 가기라도 하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사람들로 북적인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먼지는 중금속과 각종 화학물질을 함유한 아주 작은 입자로,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 암연구소(IARC)가 분류한 1군 발암물질이다. 전 세계 사망자 15명 중 1명꼴인 370만 명의 직접적인 사망원인이 미세먼지로 지목됐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와 어린이, 임신부에게는 치명적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초등학생 1759명을 1993년부터 8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초미세먼지 등에 장기간 노출된 어린이는 일반 어린이에 비해 폐 기능이 4.9배나 낮았다. 이러한 폐 기능 저하는 당뇨병 및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을 증가시킬 확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럼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는 중국의 영향도 있겠지만 국내에서도 꽤 많은 양을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51%가 국내에서 발생하며, 주요 배출원으로는 자동차가 35%, 난방·발전 27%, 건설·기계 17%, 비산먼지 12%, 기타 9%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석탄화력발전기 가동 중단,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한·중 협력, 경유차 퇴출 등이 있으나 대부분 중장기적인 대안이다.

가장 현실적인 핵심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도시숲이다. 도시숲은 도시민의 휴양, 정서 함양 및 체험 활동 등을 위해 조성·관리하는 산림 및 수목으로, 집 앞 정원의 감나무 한 그루에서부터 문암생태공원과 같은 대규모 도시공원과 가로수 등을 말한다. 이러한 도시숲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을 해결하는 가장 자연스럽고 효과적인 방법일 뿐만 아니라 도시기후 완화, 소음 감소, 휴식 공간 제공, 정서 함양 등의 기능과 효과가 있다.

특히 도심에 나무를 심으면 미세먼지 주요 배출원인 자동차의 미세먼지를 차단 또는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나무는 줄기, 잎으로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오염가스도 흡수·제거해 실질적인 공기청정기 역할을 하는 셈이다. 실제, 나무 1그루가 1년에 미세먼지 35.7g과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오존 등을 흡수해 대기질을 개선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듯 꼭 필요한 녹지임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필요성을 못 느낀다. 띠녹지(생울타리)를 조성하기라도 하면 대부분이 반대한다. 조성하더라도 화물이송, 보행자들의 무관심 등으로 훼손돼 관리 예산도 만만치 않다. 누군가는 혈세 낭비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학술지 대기 환경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높은 건물이 많은 도심 한복판의 대기 정화를 위해서는 나무보다 띠녹지의 효과가 크다.

우리나라 인구 91%는 도시에 살고 있으며, 특히 차가 많이 다니는 도심에는 항상 걸어 다니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띠녹지의 가치가 중요한 것도 여기에 있다. 미세먼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요즘 띠녹지와 같은 도로변 녹지를 가꾸는 노력이 절실하다. 맑은 하늘과 깨끗한 공기를 우리 아이들에게 돌려줘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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