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억수 충북시인협회장
[에세이]

세종대왕과 초정약수 축제가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초정문화공원 일원에서 열렸다. 초정리는 미네랄이 풍부한 광천수로 동양의 신비한 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샤스타 광천, 영국의 나포리 나스 광천과 함께 세계 3대 광천수로 손꼽힌다. 조선왕조실록과 동국여지승람 기록에 세종대왕이 1444년 2차에 걸쳐 초정에 117일 머물면서 안질(眼疾)을 치료하였으며, 세조대왕(世祖大王)께서도 피부병 등 질병을 치료했다. 이러한 초정약수의 생명력과 세종대왕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축제로 승화시켰다.

올해는 '세종대왕, 초정수월래'를 주제로 세종대왕이 펼치고자 했던 민본사상과 우리 고유의 전통 민속춤인 강강술래에서 착안해 시민이 함께하는 축제로 다채롭게 진행됐다.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세종대왕 어가 행차 재현 거리퍼레이드, 세종대왕과 초정약수 인문학콘서트, 동아리공연, 영천제, 양로연, 학생서예휘호대회, 사생대회, 백일장대회, 우리말 겨루기 대회, 초정효도이발관, 초정거리마켓, 민화, 캘리그래피 등 체험프로그램이 운영됐다.

특히 김정희 진지박물관장이 기획한 세종대왕과 초정약수 인문학 콘서트는 남녀노소 불특정다수인이 오가는 축제장에서 실시한 실험적 행사였다. 태평무를 시작으로 김양식 박사의 주제발표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의 문화 원형적 가치와 활용 방안의 강연은 세종대왕이 초정에 행차해 실천한 민본 애민 사상의 행보를 알아 본 계기가 됐다. 행차 기간에 효자에게 포상하고 노인과 아이들에게 음식을 제공하였다. 청주 사람에게 호당 벼 2섬을 노인에게 특별히 곡식을 하사했다. 초정 농민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청주 향교에 책을 하사했다. 세종대왕의 민본, 배려, 효, 치유, 생명 사랑의 정신을 스토리텔링으로 문화 초정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정명수 연구원은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의 문화산업전략의 주제로 초정약수 산업화의 필요성을 국내·외 사례와 초정의 다양한 가치를 활용한 콘텐츠개발로 산업화 전략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김향숙 교수의 음식문화의 콘텐츠 전략은 청주의 전통음식을 문화관광 자원으로 개발 가치를 제언했다. 세종대왕 초정 수월례는 축제장에서 인문학 콘서트를 통해 축제의 품위를 더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기획이라 생각한다.

부대 행사로 마련한 거리 장터는 내수읍과 초정리 부녀회에서 시골 인심이 듬뿍 묻어나는 구수한 향토 소머리국밥 먹거리와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농산물 장터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족한 특별한 만남의 장이었다.

한편 세종대왕 어가 행차 재현 거리퍼레이드와 개막행사를 보면서 역사성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청주시장의 존재감이 반감된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세종대왕과 페레이드는 퍼포먼스로 진행하고 개막 행사는 시장이 주관자가 됐으면 한다. 86만 시민을 대표하는 시장께서 청주 목사로 분장하고 공모로 재현한 세종대왕에게 알현하는 모습은 시민의 관점에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문화축제는 우리 삶에서 일상적으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일종의 퍼포먼스 행사다. 누구나 함께 즐기고 누리는 우리 일상생활의 일부다. 보여주기의 축제에서 참여 축제로 참여 축제에서 산업화 축제로 변하고 있다. 세종대왕과 초정약수 축제는 이 모두를 발전시킨 지속 가능한 축제로 자리매김 된 성공한 축제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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