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범 대전 대덕구청장
[투데이포럼]

참 많은 일이 있는 5월이다.

이것저것 챙기다 보면 정신은 없지만 그래도 무엇보다 가정의 달 5월에 가족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가족을 빼놓고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가족은 우리 사회의 근간이자 소중한 가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리 밝지 못하다. 가족의 해체에 따른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와 저출산과 급속한 고령화 문제는 우리 사회에 곧바로 닥친 위기이자 시대적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17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OECD 가입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출산율이 이렇게 급격한 추락을 보인 이유로는 결혼 연령이 점차 늦어지는 이유도 있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기 어려운 사회적 여건 탓이 크다.

맞벌이가 대부분인 요즘 아이들을 맡길 곳이 마땅치 못하고 무엇보다 육아 비용에 대한 부담도 크다. 아이를 특별하게 키우지 않더라도 육아에 대한 기본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보장과 지원, 책임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대부분 공감하는 듯하다.

대덕구에서는 이러한 출산율을 제고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전에서도 특히 어려운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 대덕구임에도 첫째 아이를 출산하면 출산 축하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아쉬움이 참 많다. 사회가 출산율을 끌어 올리는 데 또 하나의 맹점은 단지 출산율에만 집중했다는 점이다. 기존 ‘외자녀’ 가정이 더는 아이를 낳지 않는 문제도 출산율 저하에 큰 부분을 차지함에도 결혼과 출산에만 집중한다는 점이다.

대덕구가 다자녀 가정 늘리기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보통 세 자녀 이상을 일컫는 ‘다자녀’라는 말은 우리 사회상을 반영한다. 외자녀는 형제 없이 외롭게 자란다는 단점도 있지만, 자녀들이 형제 사이의 우애와 돌봄을 하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는 것은 특히 아쉬운 부분이다. 무엇보다 여러 자녀를 키운다는 것은 경제적 부담이 크겠다.

현재 국가적으로 세 자녀 이상의 가정에 세액공제 확대나 주택 구입자금 저리 지원, 자동차 취득세 면제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고 지자체별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역부족이다.

무엇보다 아이를 마음껏 낳고 키울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

국가 차원의 직접 지원도 중요하겠지만, 지자체별로 다양한 시책을 개발하고 혜택을 줄 수 있도록 정부의 관심과 재정적 지원도 절실하다.

대덕구는 이제 다자녀 가정 늘리기에 집중하려고 한다. 단순히 감소하는 인구에 대응하기 위해 주민등록지를 이전하는 것은 아랫돌을 빼 윗돌을 괴는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다. 대덕구는 출산율 제고를 비롯해 다자녀 가정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희망 대덕의 모습은 바로 행복한 가정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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