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청권 대표 건설업체인 계룡건설 창업자인 이인구 명예회장이 어제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지역경제계의 거목이었다. 1970년 계룡건설을 창립, 전국 시공능력 평가 17위의 건설회사로 성장시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활발한 의정활동(13·15대 국회의원)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1931년 대전시 동구 효평동에서 출생한 이 명예회장은 투철한 애국심과 국가관을 토대로 건설 사업을 일궈냈다. 대전고와 충남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6·25전쟁 당시 학도병으로 참전했으며, 1961년 5·16 당시에는 육군 소령이었다. 중견 공병장교로서 국토건설계획 수립과 사업추진의 경륜을 살려 오늘의 계룡을 키워냈다. 창립 당시 400만원으로 출발한 계룡건설이 한 해 매출액 1조5222억원의 중견 건설사로 성장했다. 계룡건설은 총 18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역경제 발전과 함께한 삶 그 자체였다. 대전상공회의소 회장 재직시 지역경제 재건을 목표로 한 그의 과단성 있는 결정은 아직도 일화로 남아 있다. 그의 회고록은 "일하는 보람으로 산다"로 압축돼 있다. 일에 대한 한결같은 열정과 도전정신을 읽을 수 있다. 뚝심 있는 '왕회장'으로 통한다. 지난 1월 창립 47주년 기념식에서는 '도전·개척·일로매진'의 창업이념을 되새기며 웅비의 시대를 열어가자고 주문했다. ‘건강이 허용하는 시간까지 일벌레가 될 것’이라던 그의 다짐도 지켜졌다.

지역사회의 큰 어른으로 살다가 훌쩍 떠난 그의 삶을 기억하는 시민들이 많다. 1992년 계룡장학재단을 설립해 26년간 1만4000여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광개토대왕비 복제비 건립사업, 삼학사비 중건사업, 일본 백제문화유적탐사 사업, 독도 우리 땅 밟기 운동 등도 펼쳤다. 대전 도심의 명품 숲 '유림공원'도 그의 작품이다. 2007년 당시 희수(77세)를 기념한 사회환원사업의 일환으로 사재 100억원을 출연, 공원을 직접 조성한 후 대전 시민에게 기부 체납했다.

이제 계룡건설이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유망한 향토기업으로서 사업의 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다지고 지역사회에도 더 크게 공헌할 수 있기를 바란다. '지역사회와 운명을 같이 한다'는 그의 경영철학이 있었기에 지역민의 신뢰를 받았고, 그 덕분에 오늘의 계룡으로 발돋움 할 수 있었다고 본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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