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근 파인건설㈜ 대표
기술형 입찰 신탁·금융사업 강화
전국 방방곳곳 대형공사 참여
대전에 본사, 서울지사 설립추진
계룡건설 10년 업무경험 토대
직장 관두고 37살에 사업 추진
상생발전·지역환원사업 펼칠것
‘생각한 대로 살자’ 가슴에 새겨

“지역 건설업계 선배 원로들이 계시는데, 나서는 건 도리가 아닌 것 같다”며, 오랜기간 언론의 인터뷰를 거절해온 이관근 파인건설㈜ 대표(52)가 충청투데이를 통해 어렵게 세상 앞에 섰다.

더 많은 지역 건설사들이 전국 민·관급 건설시장 무대에 진출할 수 있게 하는 다리를 놓겠다는 결심이 이 대표를 움직였다. 최근 ‘서울지사’ 설립을 천명한 이 대표. 그는 대전에 뿌리를 두고 전국무대 진출을 가속화해 지역 발전과 호흡하는 향토 건설사의 신개념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성리학(性理學)보다 양명학(陽明學)이다’ 이론과 형식에 치우친 삶이 아닌 실천사상을 중시하는 도전의 삶이 반드시 성공한다는 그의 사고방식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건설사 평사원에서 창업 15여년만에 지역 기성액 순위 3위, 수천억 규모 매출의 건설사 수장이 되기까지. 그의 도전은 지역 건설업계에 전례없는 '신화'를 일궈냈다. 전국무대를 겨냥한 그의 도전은 지역 건설업계에 있어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청신호로 평가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타지역보다 실적이 저조한 관급공사 수주 확대의 물꼬를 트고싶다. 1군 대형건설사들이 집중적으로 포진된 서울에서 기술을 습득하겠다. 또 상호 관계를 넓혀 지역 건설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 ‘기회를 잡으면 놓치지 않겠다. 스스로 생존법칙을 만들어가겠다. 파인 특유의 노하우를 성공의 주춧돌로 삼겠다.’ 이 대표는 더 이상 난관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니 두려워할 시간도 없다.

지역에 뿌리를 둔 건설사 수장으로서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는 이 대표의 도전정신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이 대표의 마음가짐은 금싸라기같은 사업 밑천이 됐다. 도통 '낭만', ‘재미’와는 거리가 먼 꼬장꼬장한 건설사 대표라는 선입견은 말 그대로 선입견이었다. “학창 시절 당구도 치고, 술도 실컷 마시고, 그 누구보다 뒤처지지 않게 놀았죠. 어른이 돼서는 후회없이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살고 있죠. 건설인의 권익보호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을 펼치겠습니다.”

이 대표는 지역 발전을 우선시하는 낭만주의자다. 사람들 속에 빠져들어 그 ‘낭만’, ‘재미’를 즐기고 싶어하는 지역 건설인이다.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마인드를 통해 성공을 거두는 기업 활동의 정수를 실천하면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한 책임감을 다하고 싶다는 이 대표. 그를 둔산동 파인건설 대표 이사실에서 만났다.

◆ ‘사람’ 이관근

이관근 대표의 건설 인생은 풍운의 꿈을 안고, 충남대 건축학과에 입학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어 계룡건설에 입사한 1990년대 초, 건설 현장 노동자의 성숙기를 맞이했다.

회사원으로서의 삶은 그리 길지 않았다. 입사 10여년만에 막을 내렸다. 과감히 사표를 내던진 이 대표는 독자적인 길을 걷게 된다. 이때가 나이가 서른일곱.

“어린시절부터 막연하게 건설현장 근로자들이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대학 졸업과 함께 계룡건설에 입사했죠. 입사와 함께 대규모 공사 현장과 본사 공무부 등을 두루 거쳤습니다. 항상 절벽 끝에 서있다는 생각으로 회사 근무에 집중했죠. 일도 배우는데 월급까지주니 힘든줄 몰랐고, 오직 하루빨리 일을 배워서 독립하겠다는 생각을 품었습니다.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학창시절부터 사업에 대한 꿈을 키워온 이유이기도 하죠. 그러면서 사업을 하려면 마흔 전에 하고 마흔이 넘으면 회사에 올인해 임원에 오르겠다는 결심을 갖게됐습니다. 그러나 조금 빨리 결단을 내리게됐네요. 그때 나이가 서른 일곱이었습니다.”

‘안정된 직장을 왜버리느냐’는 어머니와 아내의 반대에 잠시 결단이 움직였지만, 이 대표는 ‘회사에서 일한만큼만 일하면 처자식 굶기지 않게 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용기를 냈다. 그의 기업가 정신을 겨냥해 쏟아지고 있는 평가에 위엄이 스며있는 이유다.

이 대표가 가장 먼저 손을 댄 사업은 다가구 주택사업이다. 이 대표의 역전인생은 이때부터 시작된다. 퇴직금과 지인들의 도움으로 종잣돈을 마련해 다가구 주택을 지으면서, 창업의 기초 자본금을 마련한 이 대표는 대전 유성 근린생활 시설 건설과 가오동 택지개발지구 사업에 참여하면서 파인을 키웠다. 그는 이때부터 사업가의 틀을 갖추고 성공을 즐기는 방법을 터득했다. 또 비즈니스 전망을 꿰뚫었다. 그러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지역 건설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세종 행복도시 2-4생활권 어반아트리움, 1-5생활권 세종 에비뉴힐·비지니스센터, 해피라움 신축공사(1차), 인천 논현동 오피스텔, 평택 코아루 두드림 도시형생활주택, 메디톡스 광교연구소, 부산만덕 주거환경개선, 청주·광양 각종 브랜드 호텔 등 파인은 전국 각지 대형 건축물에 ‘파인’ 이름 석자를 새기며, 건설업계의 무서운 강자로 뛰어올랐다.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사훈입니다. 책임은 다음 프로젝트를 연결시켜주는 최소한의 실천입니다.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원동력이기도 하죠.” 이 대표가 앞세우고 있는 책임론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 이관근 파인건설㈜ 대표는 “미래를 생각하며 지속성장하는 기업을 만들어야한다. 고용창출, 불우이웃 돕기, 장학사업 등을 펼치면서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파인건설㈜ 제공
◆ 리더 ‘이관근’


이관근 대표는 새로운 관점과 기법을 창의적으로 적용하는 혁신적 사고방식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놓는데 탁월하다.

주변에서 '무모하다'고 말할때 이 대표는 고개를 저었다. ‘이관근 효과’는 모두들 힘들다고 할때 이뤄낸 ‘신화’다.

그는 관급공사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불확실성과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 때문에 타 건설사들이 감히 엄두도 못내는 사업을 과감하게 추진했다. 그리고 보기 좋게 성공시켰다. 신화가 된 그의 성공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가난했던 성장기를 보내며, 자연스럽게 터득한 승부사 기질, 미래 전망을 꿰뚫는 판단력, 개척정신이 성공의 원동력이 아닐까.

만약 이 대표가 일반 건설회사에서 승승장구했다면 과연 어느 정도 지위까지 올랐을까. 관급공사에 의존, 도전하지 않았다면 파인건설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었을까. 그가 마냥 안정을 택하고 도전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파인건설은 보기 어려웠을 것이다. 사회적 기업가, 뚝심·책임있는 건설인, 벼랑끝 승부사 등 그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많다. 그가 지역 건설업계에 끼친 영향도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무엇보다 실질적 대한민국 행정수도 ‘세종’ 진출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살아남기 위해선 자체개발을 감수하는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시행까지 하려면 자본금이 많아야한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그래서 10년 가까이 개발사업을 뒤로하고 민간사업에 올인했죠. 세종이 기회였습니다. 세종시 건설 초기 상당수 대기업들이 토지를 반납하고 사업을 포기했죠. 저는 세종에 희망을 걸었습니다. 첫 시행사업도 세종에서 이뤄졌죠. 당시의 도전, 판단이 파인의 힘이 됐습니다.”

세종 현장의 공사를 연이어 따낸 것은 지역 건설시장에 머물던 지역 기업의 지평을 넓혀준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평생을 기로에 서 있었다는 이 대표는 “오너는 결정하는 사람이다. 결정을 못하면 직원들이 일을 할 수 없다”면서 “나는 약속을 지키면서 살았다. 그 과정, 항상 두려움이 공존했다. 그러나 절대 정도와 원칙을 버리지 않았다. 내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다”고 말했다.

◆ 이관근의 책임 ‘도전’

이관근 대표는 또 하나의 승부수를 띄운다.

계룡건설, 금성백조가 독무대로 자리잡은 지역 주택시장에 더 이상의 '주택사업 드림'이 종적을 감춘 지금, 자체브랜드(‘파인앤유’·당신과 함께 행복을 짓습니다)를 앞세워 대규모 공동주택사업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도안 호수공원을 겨냥해 파인의 숙원인 아파트 건설사업 진출을 현실화 시키려고 합니다. 고향인 대전에서 파인의 첫 아파트 사업을 반드시 성공시키고 싶습니다. 파인은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척척 완수해 건설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주택사업 드림 역시 자신 있습니다.”

이 대표의 도전이 새삼스럽게 보이는 것은 지금 지역 건설업계가 처한 현실 때문이다. 지역 건설업계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 채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는 게 그것이다. 한창 꿈을 키워나가야 할 건설사조차 도전보다는 현실 안주에 급급해하고 있는 것도 곱씹어볼 만하다. 서울지사 설립으로, 지역 건설업계 성장을 견인해보겠다는 의지를 덧댄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이 대표는 100위권 내 시공능력평가순위를 볼때 대구 10여개사, 광주 7~8개사인 반면 대전은 계룡, 금백 등 고작 2개사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건설현장이 수도권인 인천, 평택, 수원, 광교를 비롯해 부산, 안동, 영천, 횡성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지역 공사는 10%도 안 된다. 발주처 대부분이 서울에 있다.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눈을 돌리기 위해선 서울지사 설립이 불가피하다. 충청권에서 보다 건실한 건설회사들이 생겨나고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열겠다. 지역발전에 값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제2의 이관근'이 필요하다.

요즘 일부 건설사들은 스스로 패배의식에 빠져있다.

그러나 이관근 대표는 다르다.

이 대표는 “관급공사 등 한가지 부분에 지나치게 매몰되지 않겠다. 미래를 생각하며 지속성장하는 기업을 만들어야한다는 게 평소 소신이다. 고용창출, 불우이웃 돕기, 장학사업 등을 펼치면서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게 성공신화는 결코 막연한 꿈이 아니다. 구태의연한 사업 관행을 떨쳐버리고 보다 발전적인 새로운 것에 시선을 고정하는 노하우를 일찌감치 터득했기 때문이다. 그는 위험에 도전하고 위험을 즐기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조직은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파인건설은 이미 오래전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내는 조직이 됐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머지않아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이 대표는 오늘도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의 명언을 가슴에 되새긴다. 파인 100여명의 가족들은 이 대표와 함께 ‘생각한 대로 살자’는 슬로건을 유니폼에 새기고 전국무대로의 힘찬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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