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원장 생활에서 벗어나 이제는 본업인 문인화가로 돌아갈 수 있게 돼 홀가분합니다. 이제 제 본업을 전수할 기회를 마련해 나가기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대전 서구문화원 초대 원장과 2대 원장을 지내고 오는 27일 퇴임을 앞두고 있는 김진원(54·사진) 원장은 지난 95년부터 8년간 서구문화원을 이끌어 온 감회가 남다를 만함에도 '홀가분하다'는 표현을 썼다. 그만큼 후회없이 일했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행정지역인 도심인 둔산과 평촌 등 농촌지역이 양분돼 있어 문화의 황무지나 다름없었던 서구지역에서 어떻게 문화를 활성화해야 하나 난감했죠. 그러다 지역적 특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전통문화와 현대문화를 조화시키면 되겠다 싶어 과감히 시도했습니다."

김 원장의 이러한 시도들이 접목된 결과물이 바로 갑천문화제와 7년여간 중단됐다 부활시킨 느티나무 목신제, 각종 문화학교 운영 등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는 전통·현대문화의 발굴·보존·수집에 주력해 왔다. 고대 농기구, 자기, 문서 등 500여점의 사료를 수집한 것은 물론 내륙지방에서는 처음으로 갑천 수신제를 열기도 했다.

실 이용자들을 위한 교육활동에도 주력해 왔다.

"주부들의 사회교육 경험이 아이들의 정서교육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민요, 풍물, 무용, 서예, 한국화, 양화, 문인화 등 13개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문화센터를 활성화해 인접 지역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었죠. 덕분에 지금은 서구문화원의 프로그램이 아주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앞으로 좋은 작가를 발굴하는 등 후학 양성에 힘을 쏟을 생각"이라는 김 원장은 실상 문화인과는 거리가 먼 건국대학교 축산학과를 졸업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한민국 문화훈장 화관장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다수의 입선 경력이 있다. 현재 대전문인화회 회장, 오원화랑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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