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업체, 타권역 업체 난립으로 위기
공정경쟁 통해 상생·발전 기회 부여
사업 다각화·자재 공동구매로 내실
업계간 협력, 민수시장 정상화 이룰것

▲ 윤병국 대전세종충남레미콘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정직과 열정을 갖고 조합을 전국 최고의 모범 조합의 반석위에 올려 놓을것”이라고 말했다.
충청지역 중소레미콘 업체가 경영재건을 언급해야하는 위기에 처했다. 타 권역 레미콘 업체 난립에 따른 가격경쟁 '참패', '8·5제(운송기사 8시 출근 5시 퇴근)' 도입에 이은 출하물량 축소 등으로, 경영위기에 내몰렸다.

특히 단가를 '확' 낮춘 대형 레미콘업체 계열의 '위장 중소기업' 출몰로, 줄도산 위기에 내몰렸다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8·5제 도입-물량축소로 연결되는 최악의 시나리오 대응여력도 만만찮아, 연매출은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형 레미콘 업체들이 위장중소 레미콘 업체를 앞세워 지역 업체의 관급공사 일감을 가로채고 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경영기반을 잃고 있는 모습이다.

최악의 위기 속, 윤병국(61) 대덕산업주식회사 대표가 대전세종충남레미콘공업협동조합의 새로운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지난 30여년 레미콘 업계에 몸담은 윤 이사장. 그가 지역 레미콘 업체들의 대변자로서 새출발을 다짐했다. 신사의 품격을 물씬 풍기는 윤 이사장은 자신의 업무 스타일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조합 운영방침과 청사진 등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대담=김일순 대전본사 경제부장

-조합 이사장 취임을 축하한다. 소감은.

"전반적으로 대전·세종지역 레미콘 업계가 힘든 시기에 조합 이사장 직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대전·세종지역 업무 구역 내에는 다권역사들이 산재해있어 향토 중소기업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대전시와 세종시를 기본 업무 구역으로 설정했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위해 2015년 대전·세종레미콘공업협동조합이 만들어지게 됐다. 신설 조합이기에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조합원들의 신뢰를 겸허히 받아들여 30여년 동안의 레미콘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조합 본연의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겠다. 이를 통해 조합원 업체들의 경제적 지위 향상과 함께 지역 경제 활성화 견인에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 역점사업은.

"기존 조합과 빈번하게 발생하는 마찰을 해소하겠다. 판로지원법에 따르면 동일 시장에서 어떠한 조합이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2개 이상의 적격 조합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공공기관 수요 물량인 관수 물량의 경우에도 경쟁이 요구되는 것이다. 조합은 공정한 경쟁을 통한 기존 조합과의 상생 및 우리 지역 특성과 경제 여건에 맞는 조합 운영을 위해 설립됐다. 그럼에도 조합 창설 취지가 오인돼 기존 조합과의 마찰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안타깝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동일 시장 안에 있는 조합 이사장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펼쳐 우리 지역 레미콘 업계의 전체 이익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 신생 조합이기에 사업 및 운영면에서 어려운 점이 많은데 사업 다각화와 레미콘 원부자재 공동구매 사업 등을 통해 조합의 내실을 더욱 견고하게 다지겠다. 우리 지역은 현재 기업 간 또는 인근 지역 간 지나친 경쟁으로 레미콘 가격이 국내에서 가장 하락된 곳이다. 무너진 민수시장을 재건하는 역할을 조합이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 업계 간 대화와 설득을 이끌어 민수시장을 정상화를 견인하겠다."

-민수시장 붕괴가 관수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다고 보는가. 개선점이 있다면.

"민수시장 붕괴는 관수시장 하락으로 귀결된다. 관수입찰 예정 가격 산출이 민수가격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조합은 관수단가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민수시장 정상화에 만전을 다할 것이다. 또 정부가 중소기업을 위해 시행 중인 판로지원법을 통해 중소기업의 실질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대전·세종지역처럼 대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등 특수한 경우에는 원가 분석을 실시해 민수단가와 원가 분석을 기반으로 관수 납품단가 적정성 검토를 한 후 입찰 예정가를 산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지역에는 중소기업과 다권역사의 이해 관계로 인한 갈등이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지역 레미콘 업계 갈등은 바로 다권역사와 중소업계의 이해 관계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전국에 포진된 수많은 공장과 주요 원자재들을 직접 생산하고 있는 다권역사들은 원가구성, 자금력, 브랜드 인지도 등에서 우리 지역 향토 중소기업들은 따라갈 수 없는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다권역사들은 지역 중소레미콘업체들이 그들의 주요 거래처이자 고객이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다권역사와 지역 중소기업들 간 대화의 장을 자주 갖고 서로를 이해하고 공생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조합의 과제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레미콘 가격 하락에 따른 품질 문제에 대한 생각은.

"레미콘은 모든 건설 및 토목 분야의 필수 원자재다. 다시 말해 레미콘의 품질은 모든 시설물의 안전에 영향을 준다. 레미콘의 품질 저하는 국가·사회적 손실 등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레미콘은 가격보다는 품질이 최우선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무엇보다 레미콘은 상대적으로 납품 원가가 투명해 동일 시장 내 원가는 모든 업체가 비슷하게 형성돼 있다.

하지만 현재 지역 일부 현장에서는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납품되는 현장이 존재한다. 향후 품질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다분하다. 레미콘업계 뿐 아니라 건설업계도 지나친 가격 인하 유도 및 제 살 깍기식 경쟁은 자제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원가 이하의 납품단가 견적을 제출하는 업체와 계약을 배제하고 적정가격 수준의 납품단가가 유지되도록 유도하는 건설업계의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레미콘업계 역시 실적 위주 운영이 아닌 수익 창출을 위한 경영으로 지역 레미콘업체들이 상생 및 발전할 수 있도록 지나친 경쟁을 지양해야한다. 적정한 가격 유지에 동참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조합원들이 생산하는 제품 품질만큼은 확실하게 책임지겠다는 자세로 뛰겠다."

-레미콘 믹서트럭들의 '8.5제' 시행에 대해선.


"믹서트럭 운반 사업자들이나 현장 근로자들의 삶의 질 향상 차원에서 근본적으로 믹서트럭 사업자들의 의견에 동의한다. 정작 문제는 믹서트럭 사업자들이 얼마나 동참하느냐에 따라 일부 업체들에서 역차별적 운영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운영시간이 단축됨에 따라 운반비 상승 효과가 발생한다. 레미콘 납품단가 인상 없이 레미콘업체가 모든 부담을 져야한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레미콘업계의 운영난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어느 한쪽 만의 희생이 강요되지 않게 모두가 공생 관계임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합원과 지역민에게 한마디 한다면.


"성경을 보면 선지자인 아모스가 '정의를 물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같이 흐르게 하라'고 했는데 개인적으로 이 구절을 좋아한다. 개인만 잘 살면 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며 사회적 책임을 나눠져야 한다는 신념을 상기시키는 구절이다. 무엇보다 정직과 열정을 갖고 조합을 전국 최고의 모범 조합의 반석위에 올려놓는 것으로 목표로 이사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정리=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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