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맞춤형 공략으로 진출
시장 점유율 곳곳서 값진 성과
수출 7천만달러 코스닥 상장도
매년 사비로 대학생 해외탐방
“도전해봐야 시야가 확장된다”

대부분의 CEO는 기업 경영을 '마라톤'에 빗댄다. 단기간의 속도전이 아닌 장기 비전과 계획 아래 창업 기업은 중소·중견기업이 되고 대기업의 꿈을 품게 된다. ‘Economy 초대석’에서는 창업으로 시작해 회사를 크게 일군 대전지역 CEO들이 지나온 과거의 역경과 고난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세밀하게 담아내고자 한다.

또 그들이 구체적으로 구상하고 있는 기업의 미래 비전과 계획을 들어본다.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중심지인 대전지역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창업·벤처 후발 기업들에게 새로운 꿈과 비전을 심어주고자 한다.

“오랜 기간 구축된 신뢰를 기반으로 맞춤형 시장 공략을 통해 러시아에서도 인조대리석 분야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습니다.”

10일 인조대리석 전문 대전 향토 코스닥 상장기업인 라이온켐텍 집무실에서 만난 박희원 회장은 험난했지만, 의미가 큰 러시아 시장 개척기를 소개했다.

라이온켐텍은 판로 다변화를 모색하던 중 주문자가 요구하는 제품과 상표명으로 완제품을 만드는 ‘OEM’ 방식을 앞세워 몇 년 전 러시아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러시아에서는 주문자가 단가 등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조정하는 OEM 방식으로는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았다.

박 회장은 “러시아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오랜 고심 끝에 정면 돌파가 아닌 우회로 진입을 선택했다”며 “우리 상표로 옛 러시아 연방이었던 우크라이나 시장을 선 공략하는 전략을 구사했다”고 말했다.

라이온켐텍 상표로 우크라이나 시장에 진출, 호의적인 평가가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러시아까지 입소문이 퍼진 것이다. 결국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인조대리석 분야 러시아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

박 회장은 “러시아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는 터키 시장 점유율 1위, 서유럽 시장 점유율 2위 등 세계 곳곳에서 값진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회사 로고’다. 회사 로고는 큰돈을 들여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것은 아니지만 대전지역 미래 세대를 중시하는 박 회장의 혜안으로 몇 년 전 대전지역 대학생들에게 공모를 통해 선정된 디자인이다. 또 ‘라이온켐텍’ 사명에는 백수(百獸)의 왕(王)인 ‘사자’의 용맹성과 기개, 절제의 기질을 닮고자 하는 핵심 비전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올해 설립 44주년을 맞은 라이온켐텍은 자본금 3000만원의 법인에서 출발해 지난해 수출 7000만 달러(11일 기준 802억 5500여만원)의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발돋움했다. 1982년 11월 폴리에틸렌 왁스, 1983년 10월 폴리프로필렌 왁스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며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합성왁스 국산화에 앞장서 온 라이온켐텍은 기술 개발 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업계 신뢰와 제품 경쟁력을 얻기 위한 인내의 시간을 버텨왔다.

현재 대전상공회의소 수장을 맡고 있는 박 회장은 매년 사비 1억원을 들여 지역 대학생들에게 해외 탐방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그는 “대학생들이 해외로 직접 나가 보면 편협했던 시각이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며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직접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회사 경영에 더욱 힘쓰며 지속적으로 대전지역 미래세대 비전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신인철 기자 pf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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