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링 효과 있는 1㎚ 초박막 구현 기술 개발

차세대 메모리로 꼽히는 ‘강유전체 터널접합 메모리’ 출연을 앞당기는 기술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이하 IBS)은 2일 강상관계 물질 연구단과 부경대 공동연구팀이 강유전체 물질인 티탄산바륨(BaTiO3)으로 1.4㎚ 두께의 강유전체 초박막을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2006년 이론 예측을 한 후 10년만에 실험적으로 입증해내 차세대 메모리 개발의 단초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유전체 메모리(Ferroelectric Random Access Memory·FeRAM)는 실리콘 기반의 플래시 메모리보다 전력소모가 적은 데다 읽고 쓰는 속도가 빨라 2000년대 초반까지 상용화를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강유전체 물질은 130㎚ 이상의 두께에서만 강유전성이 뚜렷해 고집적, 고성능 메모리 제작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의 산화물 금속과 강유전체 물질 사이의 계면에 나타나는 단일 원자 수준의 불균일성에 주목했다.

티탄산바륨의 두께가 얇아지면 불균일성이 물질의 안정성에 영향을 끼쳐 강유전성을 잃게 한다. 불균일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티탄산바륨이 형성될 때 생긴 표면 에너지가 산화바륨, 이산화티타늄 원자층 형성에 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이론적으로 밝혀냈다.

특히 연구진은 펄스 레이저 증착법(Pulsed Laser Deposition·PLD)으로 루테륨산스트론튬(SrRuO3)을 만들고 그 위에 티탄산바륨과 루테륨산스트론튬을 순서대로 입혀 계면이 균일한 초박막 소자를 실제로 구현했다. 제작된 강유전체 초박막은 강유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전자의 양자역학적인 파동으로 얇은 장벽을 투과할 수 있는 ‘터널링 효과’가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두께가 1㎚ 수준을 얇아진 티탄산바륨은 부도체임에도 전자 투과 현상이 일어나 강유전체 메모리가 정보를 읽을 때 분극 방향이 바뀌면서 정보를 잃게 되는 현상인 ‘파괴적 읽기’를 보완할 수 있게 됐다.

노태원 IBS 강상관계 물질 연구단장은 “물질의 크기가 줄면 단순히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발현 현상이 벌어지고 물성도 변할 수 있다”며 “1.4㎚ 두께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발현 현상을 연구하는 것이 다음 과제”라고 말했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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