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생도 한국서 봉사할 것"
지난 33년 동안 한국에 머물며 이제 완전한 한국인이 됐다고 말하는 나사렛대 백위열(63) 총장이 17일 총장 이임식과 함께 정든 학교생활을 마감한다.
총장용 자가용이 있지만 낡은 승합차를 직접 운전하며 외부에서 받는 강사비까지 학교에 기부할 만큼 '청빈 총장'으로 알려진 백 총장이 처음 한국에 들어온 것은 1973년 가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태어나 매사추세츠 동부나사렛대학을 졸업한 후 뉴욕 세인트로렌스 대학원을 거쳐 로체스터 대학에서 상담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백 총장은 아내 백경희(63)씨와 어린 두 딸을 데리고 한국에서의 선교사 활동을 자원했다.
한국 사랑이 남달랐던 백 총장은 한국에 입국하자마자 가족들과 함께 농촌 오지마을을 찾아다니며 한국인의 삶을 익히는 데 정열을 쏟았다.
특히 백 총장은 한국인 남자아이를 입양해 키울 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이 많았다.
또 백 총장은 장애인들이 교육적 혜택을 못 받고 집안에 숨어서 생활하는 장면을 목격한 이후 이들에게 교육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전국 대학 최초로 대학 부설 특수 유치원 및 초등학교 과정을 개설하기도 했다.
백 총장의 이 같은 노력은 장애인들의 학습권을 실현하고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계기가 됐고, 한국장애인 단체총연맹에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3년 인권상을 수상했다.
백 총장은 "한국에 온 이후 처음으로 갖게 되는 1년간의 안식년을 두 딸과 아들이 있는 미국에서 보낸 뒤 아내와 함께 한국에 돌아와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끝까지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