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낳는 닭 30%이상 살처분
물량부족 … 가격 천정부지
병아리 입식 늦어져 육계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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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AI의 여파로 1만원대를 기록했던 계란 가격이 6000~7000원대까지 하락했다. 연합뉴스
사상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계란 대란’ 문제가 발생된데 이어 닭고기까지 여파가 번지고 있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6일 전남 해남 농가에서 최초 AI의심 신고가 접수된 이후 지난 20일까지 AI로 도살 처분된 가금류 수는 3314만 마리에 달한다. 특히 전체 산란계의 30% 이상이 살처분되면서 계란 수급이 불안해지자 계란값이 폭등한 바 있다.

AI 발생 전 30구들이 한판(특란 기준)에 5000원대 중반 수준이던 계란 평균 소매가는 산란계가 대거 살처분되면서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되자 한판에 9000원까지 육박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계란 한판 가격이 1만원이 훌쩍 넘는 경우가 속출했고, 물량 부족에 따른 품귀 현상까지 빚어졌다. 물량 부족과 가격 급등 등으로 시장이 혼탁해지자 일부 업자들 사이에서 가격이 더 오를 때까지 물건을 쟁여놓고 시중에 내놓지 않아 품귀 현상을 가중시키는 매점매석 논란도 생겨났다.

문제는 계란 가격에 이어 닭고기 가격까지 껑충 뛰면서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점이다. 명절 연휴 이후 계란값은 하향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닭고기 값은 들썩이기 시작했다. 실제 AI 확산세가 한창일 때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당 888원까지 급락했던 육계 시세는 설 연휴 이후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해 지난 14일 현재 ㎏당 2200원으로 AI 발생 전보다 2배나 폭등했다. 다급해진 정부가 ‘닭고기 대란’을 막기 위해 하림, 마니커, 체리브로 등 육계기업들이 비축하고 있던 냉동닭 7000t을 향후 2주간 시장에 풀도록 했으나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대해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AI로 닭이 대거 살처분된 데다 이동제한조치로 병아리 입식이 지연되면서 닭고기값이 계속 오르는 추세”라며 “정부의 긴급 대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일까지 AI 사태로 육계와 토종닭은 275만 마리가 살처분됐고, 오리는 247만 마리, 메추리 등은 430만 마리가 희생됐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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