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도깨비 소품 검 제작자 고려도검 나연희 씨
대전 소재 국내 최대 제조사… 장식·디자인 수작업 정평, 도깨비 검 2주 걸쳐 완성… “전통검 위상 널리 알리고파”

▲ tvn 드라마 도깨비에 사용된 검을 실제 제작한 대전 '고려도검' 대표 나연희 씨. 최윤서 기자
▲ 도깨비 검 제작 직후의 모습. 고려도검 제공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 속 작은 소품으로만 여겨지던 우리 전통검이 큰 주목을 받아 뿌듯하네요.”

최근 숱한 화제를 낳으며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도깨비’.

드라마 속 도깨비와 여주인공의 극적 로맨스를 이끌었던 소품이 바로 ‘검’이다. 이른바 ‘도깨비 검’으로 불리며 큰 관심을 모았던 고려시대 전통검을 재현한 제작 업체가 바로 대전에 위치한 ‘고려도검’이다. 벌써 17년째 한국의 전통검을 제작해온 고려도검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도검 제조사다.

고려도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장식품을 비롯해 검의 세세한 문양까지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드는 곳이다. 1일 오전 방문한 고려도검 사무실은 마치 박물관을 방불케 할 정도로 수많은 검들이 진열돼 있었다. 고려시대 것을 그대로 재현한 검부터 조선시대 무사들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검까지 그 종류도 수십여점에 달했다. 이곳은 도깨비 검 뿐 아니라 이미 10년전부터 드라마 ‘태왕사신기’를 시작으로 기황후, 육룡이 나르샤, 영화 ‘명량’ 최근 개봉한 ‘더킹’까지 200여개 작품에 등장한 도검을 제작했다.

전통검 제작은 나연희(54) 대표가 직접 문양을 디자인하면 전문 기술자들이 손으로 직접 도검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번 도깨비 검 작업도 과거 태왕사신기 때부터 인연을 맺은 방송국 소품업체 의뢰를 받아 진행됐다. 특히 도깨비 검의 경우 극중 차지하는 비중이 커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였다는 게 나 대표의 설명이다.

나 대표는 “드라마 테마가 도깨비인 만큼 검에 도깨비 문양을 넣어 초안을 완성했다"며 "비록 소품이지만 장식 하나하나 수공으로 작업해 디테일을 살렸다”고 말했다. 실제 도깨비 검은 지난해 8월 소품업체 요청으로 제작에 돌입했고, 2주에 걸친 제작 과정을 통해 완성됐다. 그는 “보통 사극 소품은 역사적 사료를 바탕으로 제작하지만 도깨비의 경우 전통 사극이 아니라 무엇보다 디자인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나 대표는 또 디자인적 측면이 고려된 도깨비 검의 특성상 고려시대 검의 재현보다 중국검의 형식도 일부 가미됐다고 밝혔다. 또 드라마 도깨비에 사용된 검은 ‘진검’과 ‘가검’ 두 종류로 제작됐다고 귀띔했다. 진검은 실제 배우가 사용할 때 휘두르는 장면에서, 가검은 배우의 가슴에 꽂히는 장면을 촬영할 때 CG처리를 위해 사용됐다.

나 대표는 “드라마 도깨비를 통해 일반인에게 낯선 전통검을 조금이라도 알릴 수 있게 돼 기쁘다”며 “각종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우리 전통검의 위상을 전세계에 널리 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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