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즉문즉답 토크콘서트, 캐주얼한 복장에 컵밥 점심
사실상 MC 보며 좌중 압도 “대한민국 사회도 잘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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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희정 충남지사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대선 출정식을 겸한 '안희정의 전무후무 즉문즉답' 행사를 열고 현장과 온라인상 각종 질문에 즉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는 19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안희정 충남지사의 출정식은 기성 정치인들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파격적인 모습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서울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45분까지 진행된 ‘안희정의 전무후무 즉문즉답’은 현장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국민으로부터 받은 무작위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었다.

무거운 정장이 아닌, 캐주얼한 복장으로 등장한 안 지사는 점심 식사도 ‘컵밥’으로 해결해며 대화를 이어갔다.

안 지사의 대변인인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전 의원이 사회를 맡았지만, 사실상 모든 진행은 마이크를 쥔 안 지사가 직접 했다. 진중하면서도 유머러스한 화술로 좌중을 압도한 안 지사는 “제가 MC 본능이 있는 것 같다. 오늘 사회를 잘 보는 만큼 대한민국 사회도 잘 볼 것”이라는 너스레로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사전 준비 없이 즉석에서 질의응답이 진행된 만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이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입장 등 국내 정치 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들이 쏟아졌다.

안 지사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구속수사는 헌법 원칙이 될 수 없으며 누구든 방어권은 보장받아야 한다”고 답했으며, 사드 배치에 관해서는 “내가 대통령이었으면 그렇게 안 했겠지만, 앞으로 관련 결정을 내릴 때는 한미관계를 고려해 풀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안 지사는 이날 당내 경선 경쟁자인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의 차별화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문 전 대표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면서 ‘차차기 대권을 노린다’는 의심을 받아온 안 지사는 “사람을 비판하는 데 훈련이 돼있지 않아서 그랬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를 비롯한 다른 후보들도 이미 광화문 촛불로 국민이 밟아놓은 과거를 극복하겠다고 공약을 냈다”며 “과거 극복이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어떤 대안을 만들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문 후보는 청와대를 정부서울청사로 옮기겠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대안이 되지 못한다”며 국회 다수당에게 총리 임명권을 이양하는 방식으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 지사는 “현행 헌법대로 국회 다수파가 원하는 총리를 지명해 그들과 함게 국무회의를 내각중심제에 준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서울=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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