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귀국 기자회견 ‘대권 시사’
기성 정치권에 불신감 표시하며 “국민·국가 위해 몸 불사를 의지”
14일 충북 음성·청주 방문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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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인파에 둘러싸여 입국장에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엔 사무총장에 오른 2007년 이래 10년 만의 귀향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귀국 전 사실상 대선 도전 의사를 밝혀 앞으로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뛰어들 전망이다. 반 전 총장은 당분간 제3지대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지만, 반 전 총장의 귀국은 여야를 불문하고 정당 간 합종연횡 등 정계개편의 촉발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유엔 사무총장으로 겪은 여러 경험과 식견을 갖고 젊은이의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해 길잡이 노릇을 하겠다"며 "저는 분명히 제 한 몸을 불사를 각오가 돼 있다고 이미 말씀드렸고 그 마음에 변함없다"고 대선 출마를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남을 헐뜯고 소위 무슨 수를 써서라도 권력을 쟁취하겠다, 그런 것이 권력의지라면 저는 권력의지가 없다"며 "오로지 국민과 국가를 위해 몸을 불사를 의지가 있느냐, 그런 의지라면 얼마든지 저는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호소했다.

반 전 총장은 '정치교체'를 키워드로 기성정치권에 대한 불신감을 표시하면서 강한 권력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제 우리 정치 지도자들도 우리 사회의 분열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에 대해서 그 해법을 같이 찾아야 한다"며 "정권을 누가 잡느냐, 그것이 무엇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쟁으로 나라와 사회가 더 분열되는 것은 민족적 재앙이다. 우리에게는 더이상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라며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가 이뤄져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행보에 대해 "귀국후 국민 여러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기회를 갖겠다고 늘 말씀드려왔다. 내일부터 그 기회를 갖겠다"며 "겸허한 마음으로 제가 사심없는 결정을 하겠다. 그 결정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후 공항철도로 서울역까지 이동해 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을 만난 뒤 승용차 편으로 사당동 자택으로 향했다.

그는 13일 오전 국립현충원에서 역대 대통령의 묘역을 모두 참배하고 사당동 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 신고를 할 예정이다. 또 14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충북 음성의 선영을 둘러보고 충북 청주의 모친 자택을 방문한 뒤 전국을 순회하는 '민심청취' 행보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반 전 총장은 당분간 '국민대통합' 행보에 치중한 뒤 설 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고 정치권과의 접촉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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