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노무자 50명 "우롱한 재단 즉각 철수하라"

태안군 태안읍 남산리에 건립한 H병원 신축과정에서 수억원대의 임금이 체불돼 하청업체 및 노동자들이 병원 앞에서 연일 시위를 벌이는 등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 병원 신축공사에 참여한 노동자 50여명은 지난 25일부터 병원 앞 도로변에서 '노동자 우롱하는 성은재단은 즉각 철수하라'는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며, 병원측의 성의있는 답변을 촉구했다.

현재 H병원은 건물 준공과 병원개설 허가를 마치고, 개원을 앞두고 있으나 시공업체인 T건설과 공사대금 정산이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0억여원의 공사비 가운데 6억여원을 지급하지 않고 있어 공사에 참여했던 하청업체 및 근로자 100여명이 재료비와 임금 등 3억 5000여만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근로자 정모(62)씨는 "800여만원의 임금을 받지 못해 생활비는 물론 자녀들의 학원비도 제때 내지 못하는 등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항의했다.

시공업체측은 "병원측이 설계 변경, 관로·수로 등 추가 및 병원 직영공사로 각종 민원이 발생, 공사가 지연된 부분 등은 인정하지 않고 100% 시공업체에 공사 지연금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우선 지역 영세업체와 노무자들을 위해 3억 5000만원이라도 우선 지급해 줄 것"을 병원측에 촉구했다. 이에 대해 병원측은 "시공업체가 공사지연으로 금융비용 등 여러 가지 손해를 입었고, 지체 보상금 등 정산절차가 끝나지 않아 지불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시공업체와 합의해 임금 부문은 우선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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