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카드 위조··· 국민銀 폰뱅킹 불법인출···

대전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모씨는 지난해 5월부터 자신의 신용카드에서 매달 10여만원의 돈이 인출돼 해외 성인사이트업체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고 경악했다.

평소 명세표를 주의깊게 보지 않던 김씨는 이달 초 자신의 BC카드 명세표를 꼼꼼히 체크하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누군가 자신의 명의로 이메일을 만들어 성인사이트에 가입하고 회원비를 김씨의 카드에서 인출해 간 것.

이처럼 자신도 모르게 통장이나 카드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사례가 최근 곳곳에서 발생하는 등 금융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회원농협 및 일부 은행의 위조 현금카드 사고에 이어 지난 28일 국민은행 대전 탄방동지점과 광주지점에서 일어난 폰뱅킹 인출사고가 밝혀지면서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지고 있다.

29일부터 대전지역 은행에는 현금카드, 폰뱅킹 외에도 인터넷뱅킹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현금수요가 급증하는 설 연휴를 앞두고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은행 고객들의 불안감이 극도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부터 폰뱅킹을 통해 거래를 해 왔다는 박모씨는 "현금카드 뿐 아니라 몇 단계의 보안절차를 거치는 폰뱅킹 조차 범죄자에게 쉽게 악용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통장거래만을 하기로 작정하고 폰뱅킹 거래를 해지했다"고 말했다.

현금카드 위조는 물론 폰뱅킹 불법인출이 이번 사건 이전에도 잇따랐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으나 은행측은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피해자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하는 등 사건 축소에만 급급해 빈축을 사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이미지 실추를 우려한 나머지 사고 발생 직후 미온적으로 대처해 계속되는 사고에 고객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날로 지능화되고 있는 금융범죄로 인터넷뱅킹 등 그간 금융기관들이 구축한 거래시스템이 하루 아침에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며 "관계 당국과 금융기관들은 총체적인 보안 강화대책을 마련해 고객들의 불안심리를 하루빨리 불식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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