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무 등 작황나빠 수급 비상
AI사태로 계란값 인상 가시화
일부지점 구매수량 제한두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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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적으로 AI(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해 살처분한 가금류가 급증하면서 계란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대전의 한 대형 마트에 계란 '1인 1판' 안내판이 붙어 있다. 이 매장은 계란 물량을 맞추지 못해 하루 판매량을 300판(1판 30개)에서 200판으로 줄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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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후 경기도의 한 대형마트 닭고기 판매대.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닭고기 소비심리는 악화한 반면 대체재로 수입돼지고기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작황 부진으로 월동채소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계란 값 상승과 당근, 양배추, 무, 감자 등의 가격이 폭등 조짐을 보이면서 서민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1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당근 도매가격은 20㎏당 6만 6943원으로 지난해 동월(1만 8460원) 대비 무려 262.6% 급등했다. 지난해 한 해 평균 값 보다도 220% 높게 형성된 것이다. 가격 상승 요인으로는 당근의 파종기 시기인 초가을까지 이어진 폭염과 지난 10월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겨울 당근의 출하량이 지난해 동월 대비 50% 이상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양배추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양배추 가격은 지난 6일 기준 8㎏당 1만 4035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345.3% 폭등했다. 한때 배춧값이 폭등하면서 양배추 겉절이가 큰 인기를 끌 정도로 대체재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오히려 배추보다 더 금값으로 분리되고 있다. 이와 함께 무의 경우 김장철이 끝나가는 상황에서도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75.3% 치솟았고 감자와 대파, 마늘도 각각 21.1%, 24.1%, 9.5%씩 가격이 증가했다. 가격이 내린 채소는 양파(-34.7%), 건고추(-27.5%) 등 일부에 그쳤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고병원성 AI로 산란계 수가 줄면서 계란값 인상도 가시화되고 있다. 실제 지난 6일 ‘특란’기준으로 계란 도매가격은 10개당 1418원에 형성되면서, 전년 평균 대비 4.6% 올랐다. 소매점인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도 도매가 인상을 일부 반영해 지난 8일부터 계란 소비자가를 5% 안팎으로 올렸다.

이번 AI 사태가 장기화되며 사상 최대 피해를 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계란 대란’ 발생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미 일부 대형마트는 계란 가격 추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데다, 일부 지점에서는 1인당 계란 구매 수량을 한 판(30개)으로 제한할 정도로 수급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대해 농식품부는 조만간 AI 확산에 따른 계란 가격 전망과 수급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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