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촛불집회 진행
헌정 사상 최대 인파 몰려
각계각층 연사도 하야 촉구
‘1분 소등’으로 장관연출도

▲ 26일 대전 서구 둔산동 타임월드 앞~시 교육청 사거리 구간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하라 2차 대전 10만 시국대회'에 참가한 4만여명(주최 측 추산, 경찰 측 추산 4천여명)의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첫 눈이 오는 추운 날씨에도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150만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박 대통령 퇴진을 위한 5차 촛불집회가 26일 서울 광화문 일원에서 주최 측 추산 약 150만명(경찰 추산 27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진행됐다.

혹한의 날씨에도 헌정 사상 최대 인파가 모인 가운데 열린 이날 집회에서 참여자들은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주권자의 힘을 과시했다. 1987년 6월 항쟁 당시와 지난 12일 3차 집회 때 모인 100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인파가 몰렸지만, 이날 오후 10시 기준 부상자와 연행자는 아무도 없었다.

공연과 문화제 형식의 사전행사에 이어 오후 6시부터 본격적인 행사가 진행됐다. 시민들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연사들이 자유발언을 통해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고, 가수 안치환·양희은 씨 등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자 시민들이 따라 부르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비폭력 평화 시위’의 백미는 오후 8시 ‘1분 소등’ 시간이었다. 주최 측은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 뿐만 아니라 함께하지 못한 전국의 시민들도 함께 할 수 있도록 전국 동시 1분 소등을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최순실 게이트를 비롯한 비리와 부정으로 얼룩진 현 시국이 암흑과 같지만, 결국 진실이라는 빛을 이길 수는 없다는 뜻이 담겼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광화문에 모인 모든 시민이 촛불과 핸드폰 불빛을 끄면서 이 일대가 1분동안 일제히 암흑에 휩싸였다. 1분 뒤 참가자들이 동시에 촛불을 켜고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장관이 연출된 것. 본집회가 모두 마무리된 오후 8시부터 진행된 행진을 통해 시민들은 청와대를 완전히 포위하기도 했다.

전날 법원은 청와대 앞 200m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서 오후 5시30분까지 행진을 허용했다. 이에 청와대 코앞에서 대규모 집회와 행진이 사상 처음으로 가능하게 됐다.

역사적인 발걸음을 뗀 시민들이 한목소리로 외치는 구호는 불과 200m 앞 청와대까지 울려퍼졌다. 시민들은 법원이 이곳에서 허용한 시간이 지나자 스스로 광장으로 물러났고, 밤새도록 광장 곳곳에서 자유발언과 시국 토론 등을 이어갔다.

서울=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