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눌수록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명식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64·사진)은 최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는 21일 '희망 2017 나눔캠페인' 및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공동모금회는 매년 11월 중순경부터 다음해 1월까지 모금 캠페인을 전개해 연말 어려운 이웃을 위한 도민의 따듯한 정을 모으고 있다. 지난 캠페인까지 5년 연속 목표액을 초과 달성한 충북공동모금회는 이번 캠페인 목표액을 전년도 모금액(62억 4700여만원)보다 2.4% 높은 64억원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사랑의 온도탑이 100℃를 넘길 수 있을지에 대해 이 회장은 "현재로선 목표액 달성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의 경우 SK하이닉스에서 31억원에 달하는 '통큰 기부'로 목표액에 도달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이런 도움을 바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SK하이닉스가 막대한 영업이익을 남겨 평년보다 20억 상당을 추가로 기부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어떨지 불투명하다"며 "최근 굵직한 사회·정치적 이슈가 잇따라 터지면서 연말 기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충북공동모금회가 내놓은 해법은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나눔캠페인에 대한 지역민들의 참여를 촉구하는 한편, 연말 이벤트성 모금활동이 아닌 상시 모금활동을 촉진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이 회장은 "공동모금회에서 걷힌 성금 중 상당 부분을 연말 나눔캠페인에만 의존하는 것이 문제"라며 “충북공동모금회는 1억원 이상 기부자들의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참여를 적극 권유하고, 수익금 중 일부를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착한 가게를 늘리는 등 얼어붙은 기부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최고 50%까지 세액공제를 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세액공제는 2013년 이전 최대 38%까지 적용받던 공제율이 점차 후퇴하고 있다"며 "세재혜택이 기부를 결정짓는 요인은 아니지만, 기부를 독려하는 요인이 되는 만큼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사회적 신뢰도가 높은 선진국일수록 이권이나 대가를 바라는 기부보다는 순수한 동기에 의한 기부가 많다"며 "모금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 신뢰도를 높이고, 기부문화가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함문수 기자 hm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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