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식 문화카페]

▲ 수능 고사장을 확인하는 수험생들
나라 안팎으로 놀랄만할 여러 일들이 잇따르는 한켠에는 지속적인 관심으로 개선과 발전을 도모해야 할 여러 사안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거나 사라지고 있다.

인간심리는 본질적으로 여러 갈래로 확산되어 다양한 관심의 촉수를 동시에 펼치기 어려운 것인지 우리 사회에서는 하나의 이슈가 돌출하면 거기에 온 나라가 집중하고 또 다른 현안이 나타나면 먼젓번 사안은 잊었는지 재빨리 그리로 옮아가는 현상이 반복되어 왔다. 그러는 사이 먼젓번 사안의 당사자들 특히 도덕적, 실정법 차원에서 비난과 지탄을 받을 인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것이다. 한번 비껴간 관심은 좀처럼 원상복귀되지 않음을 그들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불거지던 문인들의 성추문 폭로도 잦아들었고 머지않아 나타날 국정교과서에 대한 여론의 추이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그 외에도 이런저런 종류의 정치, 경제, 사회적 관심사에 대한 열기가 현저히 줄어들어 점차 뇌리에서 벗어나는 느낌이다.

2017학년도 수능시험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도 매스컴을 비롯한 세간의 관심과 주목도가 예년에 비하여 현저히 줄어들었다. 응시 수험생이 60만 5988명이라면 적은 숫자가 아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난이도 문제며 중복답안 시비가 올해는 잦아들지, 과학탐구 응시비율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무엇인지, 전체 수험생의 15.6%가 응시한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서 아랍어 응시자가 6만 5153명이라는데 아랍어를 정규교과목으로 가르치는 고등학교가 거의 없음에도 이런 희한한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할지, 여러 관심사가 우리 교육을 정상화시키는 단초가 될 터인데 유난히 조용하다.

사회에 엄습한 메가톤급 폭발적 사안 특히 그것이 국기와 정의, 상식에 저촉된다면 계속 주시, 추적하여 발본색원함이 마땅하다. 동시에 지금처럼 분화된 다원화 사회에서는 여러 층위의 범국민적 감시레이더를 지속적으로 가동하여 관심 사안을 함께 지켜보며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학과 교수·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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