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성 초상돌기에 복수가 흘러 생긴 질병
1년이내 자연 소실… 2세 이상땐 수술 필요

▲ 정상 음낭내 구조 - 초상돌기가 닫혀있어 정상적인 크기의 음낭이 관찰됨.
▲ 음낭수종 - 열려있는 초상돌기를 타고 복수가 내려와 비정상적인 크기의 음낭이 관찰됨.
과거 시골에서 자란 어른이라면 동네 어르신들이 벌거벗은 사내아이들을 보고 ‘짝불알’이라고 장난스럽게 놀렸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동네 어르신들이 우스갯소리로 장난스럽게 불렀던 ‘짝불알’은 사실 소아에서 흔히 발생하는 ‘음낭수종’이란 질병일 수 있어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복수가 내려와 음낭에 고이는 질병

음낭수종은 남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낭 질환으로 음낭 내에 물이 차서 음낭이 커져 보이는 것을 말한다. 음낭 내에 있는 고환과 부고환은 고환초막이라고 하는 얇은 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공간에 소량의 물이 존재하는데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물이 고여 음낭이 부풀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소아에서 음낭수종이 많이 발생하는 원인은 태아의 복강 안에 있던 고환이 음낭 내로 이동하는데 견인역할을 하는 초상돌기가 막히지 않고 열려있어 복수가 초상돌기를 타고 음낭으로 내려와 생기는 것이다. 초상돌기가 막히지 않고 열려있는 경우를 개방성 초상돌기라고 하며 이것이 서혜부 탈장과 음낭수종의 원인이 된다.

△개방성 초상돌기가 큰 경우, 복강 내 장기가 음낭까지 내려올 수 있어

개방성 초상돌기의 크기가 큰 경우에 복강 내 장기가 빠져 나와 내서혜륜(사타구니)을 통해 정삭(배에서 고환까지 내려가는 관)을 따라 돌출되거나 음낭까지 내려오는 간접 서혜부 탈장이 발생할 수 있다. 또 개방된 초상돌기의 입구가 작은 경우에는 장액만이 내려와 고환을 둘러싸고 있는 고환초막 내에 차게 되는 교통성 음낭수종이 발생할 수 있다. 복강과의 연결이 없이 고환 주위의 고환초막에 액체가 고여 있는 경우를 비교통성 음낭수종이라 한다. 이것은 초상돌기가 늦게 막혀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되며 대부분 자연 소실되고 고환초막내의 액체는 흡수된다.

△아이가 울거나 배에 힘을 주는 경우, 음낭이 팽창하는 증상 보여

음낭수종은 대부분 통증이 없으며 아기를 목욕시키거나 기저귀를 갈아줄 때 발견해 병원을 방문하게 된다. 평소에 증상이 없다가 울거나 구토, 변비, 호흡기 질환 등으로 배에 힘을 주는 경우에 서혜부 또는 음낭의 팽창이 보이기도 한다. 아침에는 보이지 않다가 저녁 때, 또는 활동을 많이 한 후에 관찰되기도 한다. 주로 한쪽에 발생하지만 양쪽 음낭에 발생하기도 한다.

음낭수종의 진단은 대부분의 환아에서 병력청취와 신체검사로 가능하며 음낭에 빛을 비춰 빛이 투과되면 음낭수종을 진단할 수 있다. 빛이 투과되지 않거나 음낭 내에 고환이 만져지지 않은 경우에는 다른 원인을 배제하기 위해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 서혜부 탈장의 초음파 소견은 서혜부나 음낭 내에서 공기 또는 액체를 포함하고 있는 장이 서혜부나 음낭에서 관찰된다. 대망(위의 아랫부분으로부터 전복벽의 안으로 쳐져있는 넓은 막)이 내려와 있는 경우에는 고음영의 덩어리가 관찰된다. 음낭수종에서는 정상의 고환, 부고환과 고환초막 사이에 저음영의 액체가 관찰된다.

△1년 이내 자연소실, 만 2세 지나서도 소실되지 않으면 수술필요

신생아에서 흔히 발견되는 음낭수종은 대부분 1년 이내에 자연 소실되므로 1~2세까지는 기다려 볼 수 있다. 하지만 만 2세가 지나서도 음낭수종이 없어지지 않으면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비교통성 음낭수종이라고 하더라도 개방성 초상돌기가 존재할 경우, 복강 내로 감염과 함께 고환 및 혈관 손상의 위험이 있으므로 주사기로 물을 빼는 흡인은 금기다. 탈장과 동반된 교통성 음낭수종은 음낭 내로 내려왔던 장이 복강 내로 올라가지 못하고 끼는 감돈탈장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1세 이전이라고 하더라도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음낭수종의 크기가 커 고환혈류장애를 가져올 우려가 있는 경우, 아이가 불편해 하는 경우, 외관상 문제가 되는 경우에는 1세 이전에 수술을 할 수 있다. 음낭수종은 응급질환이 아니므로 담당의사와 상의해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시행한다. 음낭수종의 수술은 전신마취를 한 후 서혜부를 1~2cm 정도 절개하고 초상돌기를 찾아 복막 가까이에서 묶어주고 아래쪽의 물주머니는 일부 또는 전체를 제거한다. 대부분의 소아는 수술 후 12~24시간 뒤면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음낭수종 수술 후에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으로는 출혈에 의한 혈종, 감염, 정관 손상, 그리고 고환 위축 등이 있으나 흔히 발생하지는 않는다.

도움말=김두상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비뇨기과 교수.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