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한 정당' 文 발언에 "제1야당 대표 지낸 분 민망한 표현"
"文, 작은 의혹 부풀려 확대재생산하며 자기 문제는 두터운 민낯"
특히 야당이 이날 열리는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비리 의혹과 미르·K스포츠재단 논란 등으로 공세에 나서자 이에 맞서 문 전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화력을 한껏 강화하는 모양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운영위 국감이 시작되기 전에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부터 포문을 열었다. 먼저 문 전 대표가 전날 새누리당을 '찌질한 정당'이라 언급한 게 표적이 됐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문 전 대표가 송민순 회고록 파문과 관련해 '찌질이'라는 비속어를 동원해 우리 당을 비판했다"면서 "제1야당의 대표를 지낸 분이 사용한 단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그야말로 입에 담기 민망한 수준"이라 지적했다.
박명재 사무총장도 "진실 규명을 외치는 집권 여당에 대해 '찌질한 정당'이라는 모욕적인 언사를 했다"며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모두 기억이 나서 맞다, 아니다를 밝히는데 왜 유독 문 전 대표만 기억이 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또 민주당이 이정현 대표와 박 사무총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문 전 대표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검찰에 고발한 것을 두고도 '적반하장'이라 규탄했다.
박 사무총장은 "회고록 내용이 잘못됐다면 저자(송 전 장관)를 고소·고발해야지 무고한 사람을 고발하는 건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적반하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뜻을 묻고 기권을 결정한 건 국가의 기본을 흔드는 중요한 사안인데 되려 저와 이 대표, 김 전 지사를 고발하며 문제 삼는 건 새로운 색깔론을 만들고 뒤집어씌우는 색깔론 코스프레"라고 비판했다.
김현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문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현 정권에 대해서는 작은 의혹도 부풀리고 확대 재생산하면서, 유독 자신의 문제에 대해선 두터운 민낯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문 전 대표의 비굴함이 애처로울 뿐"이라 말했다.
5선의 정갑윤 의원이 이끄는 당 '문재인 대북결재 요청사건 진상규명위원회'도 이날 오전 운영위 국감이 진행되는 시각, 여의도 당사에서 3차 회의를 열고 야당과 문 전 대표를 압박했다.
회의에 참석한 정보위 여당 간사 이완영 의원은 "민주당은 새누리당에 시비를 걸 게 아니라 송 전 장관을 고발해서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 소속 전희경 의원은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문 전 대표이지만 측근들 발언 틈에 숨어 이 사건이 잊히기를 비겁하게 기다린다"고 비난했다.
이처럼 당 지도부가 문 전 대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건 야당을 중심으로 청와대 관련 의혹이 쏟아진 운영위 국감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운영위 국감에서는 증인인 우 수석의 불출석 문제와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논란의 중심에 선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질의로 '야당 독무대' 성격을 띤 만큼, 국감장 밖에서의 대야 공세에 당력을 집중한 셈이다.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