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선거 후보 3차 TV토론에서도 확인되지 않은 각종 주장이 전파를 탔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상대를 공격하거나 자신을 변호하는 말들을 쉴새 없이 쏟아냈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1, 2차 토론 때와 마찬가지로 두 후보 발언의 진위를 확인해 유권자들이 현혹되지 않도록 도움을 줬다.

--클린턴도 미국-멕시코 국경에 장벽 설치를 희망했나.

▲트럼프는 클린턴이 2006년 무렵에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쌓기를 원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클린턴이 아무것도 하지 못해 장벽이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클린턴이 장벽을 희망했다는 주장은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뉴욕 상원의원으로서 클린턴이 2006년에 국경방책법(Secure Fence Act)을 지지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 법안이 통과된 데 따라 조지 W.부시 행정부 말기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기에 700마일의 국경에 펜스를 설치했다.

트럼프의 발언 중 클린턴이 아무것도 하지 못했으며 장벽이 건설되지 않았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

--2013년 클린턴의 국경 개방 발언은 에너지에 한정된 것인가.

▲클린턴은 '2013년 한 브라질은행에서 한 연설에서 국경을 개방해 시장공동체를 만들자고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에너지와 관련해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AP통신은 에너지에 한정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보도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클린턴은 '무역을 개방하고 국경을 오픈해 지구 절반의 시장공동체를 만드는 게 나의 꿈"이라고 말했다. 이를 에너지에 한정된 발언으로 해석하기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AP통신은 그렇다고 이민자들이 마음대로 몰려오는 상황을 만들자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수백만 명의 이민자를 추방했나.

▲트럼프는 이민 정책과 관련해 발언하면서 오바마 대통령도 수백만 명을 돌려보냈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로 볼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모두 250만 명의 이민자를 본국으로 돌려보냈기 때문이다.

이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의 연장 선상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중 가장 많은 이민자가 추방된 것은 2014년으로 40만9천 명이 돌려 보내졌다.

--트럼프의 성폭행을 증언한 여성들은 거짓말한 것인가.

▲여러 여성이 트럼프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트럼프는 "대체로 잘못된 주장이라는 게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CNN은 그러나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거의 10여 명의 여성이 트럼프의 성폭행을 증언한 가운데 아직 이들의 주장이 확인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거짓이라는 사실도 입증되지 않았다.

--트럼프는 일부 나라가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 적이 없나.

▲트럼프는 핵을 보유하지 않은 나라가 핵을 가지기를 바란다고 말한 적이 결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트럼프는 지난해 봄에 다른 나라들, 특히 일본이 핵무기를 갖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인터뷰에서 "일본이 군사력을 갖춰 북한으로부터 스스로 방어하면 더 좋을 것"이라면서 핵무기도 언급했다.

--민주당 해킹의 배후는 누구인가.

▲트럼프는 클린턴이 민주당에 대한 해킹의 배후가 러시아인지, 중국인지, 다른 누구인지 모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장일 가능성이 크다.

우선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민주당전국위원회와 민주당 의회 캠페인 위원회를 해킹했다고 결론지었다.

최근 미국의 정보기관과 국토안보부는 합동 성명에서 "러시아의 최고위급 공무원들만이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상하원정보위원회에 소속된 민주당 고위급 의원들도 "러시아가 미국 대통령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클린턴이 집권하면 미국인의 세금 부담이 늘어나나.

▲트럼프는 클린턴의 세제개편은 미국인의 세금 부담을 늘릴 것이라면서 심지어 두 배로 증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근거가 없는 억지 주장에 가깝다.

비영리단체인 세금정책센터에 따르면 힐러리의 세제 개편안은 미국인 95%의 세금을 증가시키지 않는다.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지만 두 배까지 늘어난다는 주장에는 의문이 많다.

--40여 년 동안 납세 기록을 내지 않은 대통령 후보는 트럼프가 유일한가.

▲클린턴은 납세 기록을 공개하지 않는 트럼프를 겨냥해 "40여 년 동안 세금 납부 기록을 내지 않은 대통령 후보는 트럼프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CNN은 "거의 사실"이라고 전했다.

1976년 이후 주요 정당의 대통령 후보는 대부분 납세 기록을 공개했다.

다만 1976년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후보 제럴드 포드가 유일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포드는 세금 정보와 관련한 요약본만 냈다.

--매년 3만3천 명의 미국인이 총기에 살해되나.

▲클린턴은 "매년 3만3천 명이 총에 의해 살해당한다"면서 총기 규제를 외쳤다.

이 숫자는 대체로 맞지만 정확한 것은 아니다.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2014년에 3만3천여 명의 미국인이 총기에 의해 죽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자살과 의도하지 않은 총기사고 등도 포함돼 있다.

--클린턴이 연방수사국(FBI)에 거짓말했나.

▲트럼프는 개인 이메일 사용과 관련한 FBI 조사에서 클린턴이 거짓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근거가 없는 주장이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7월 클린턴에 대한 불기소 의견을 제시한 이틀 뒤에 의회 청문회에 나와 "그녀가 FBI에 거짓말했다고 결론지을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클린턴 국무장관 시절 60억 달러가 사라졌나.

▲트럼프는 클린턴이 국무장관을 하던 시절에 국무부에서 60억 달러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2014년에 국무부 감찰관이 국무부 계약서류 중 60억 달러어치의 계약과 관련된 자료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클린턴 국무장관 시절만을 말한 게 아니었다.

또 60억 달러가 사라졌다는 게 아니라 이 금액에 해당하는 계약과 관련된 서류가 없다는 이야기였다.

--트럼프 유세 과정에서의 폭력은 클린턴이 사주했나.

▲트럼프는 클린턴과 그의 운동원들이 돈을 주고 싸움을 일으키도록 했다면서 그 증거가 모두 녹화돼 있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민주당원이 개입한 것은 사실이지만, 클린턴이 직접 고용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보수주의 활동가인 제임스 오키프가 공개한 동영상에는 민주당 운동원인 스콧 포벌이 폭력을 선동하는 모습이 나온다.

하지만, 클린턴 캠프나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나란히 "우리가 고용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클린턴이 집권하면 국가 부채가 증가하지 않나.

▲클린턴은 자신이 집권하면 국가 부채가 1달러도 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비당파적인 기구인 '책임 있는 연방 예산 위원회'(the Committee for a Responsible Federal Budget)는 클린턴의 지출계획이 실행되면 10년 동안 2천억 달러의 국가 부채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트럼프 집권 때 5조3천억 달러가 늘어날 것이라는 추정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어쨌든 국가 부채가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다. 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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