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最古 금속활자본 '직지'찾기 한가닥 희망

"옛 우물터를 찾아라."

암호 같은 이 명제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의 단초를 잡는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현존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찾는 데 심혈을 기울여 온 청주시가 10년 가까이 원본이 찾아지지 않자 '절박한 심정'으로 직지와 관련된 조그만 유물이라도 찾기 위해 묘안으로 짜낸 것이 바로 '우물 찾기'다.

시가 우물 찾기에 나선 것은 흥덕사 주변의 옛 우물을 찾아 발굴할 경우 활자와 같은 '의외의 유물'이 발견될 수도 있다는 한가닥 희망 때문.

이런 착상은 우물의 특성상 일부러 바닥을 파내지 않는 한 과거 그곳에 빠뜨려진 물건이 아직도 그 자리에 남아 있을 것이란 가정에서 비롯됐다.

현재 시가 수소문 끝에 어렵사리 찾은 옛 우물터는 4개. 택지개발이 시작된 1984년 이전 흥덕사지 부근에 살던 주민들을 대상으로 옛 우물터를 확인한 결과 총 4개가 있었다는 증언을 얻어낸 것이다.

그중 하나는 현 사직동 변전소 앞에 있었다는 '구루물'로, 지명 유래상 '큰우물'이 변해 '구루물'로, 구루물은 다시 '운천(雲泉·구름샘)'동으로 바뀌었다는 증언까지 있어 이 일대에 큰 우물이 있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음은 현재의 흥덕사지 앞쪽에 있었다는 '풍덕샘'으로, 이 샘은 택지개발이 있기 전 마을 사람들이 식수나 빨래, 목욕할 때 흔히 이용하던 곳이며 오랜 옛날에는 흥덕사의 식수로 이용됐다는 전설까지 있다. 이 샘은 특히 풍덕샘의 어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예전엔 '흥덕샘'이 아니었을까 하는 주장도 있어 흥덕사와 가장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흥덕초등학교 남쪽 담장에서 도로 건너편 주택가까지 마을을 이루고 있었던 연당리 우물(2곳)도 택지개발이 되기 전 20가구가량의 주민들이 두레박을 이용해 식수로 썼다고 한다.

시는 지금까지 수집된 이들 4개의 우물 관련 자료들을 직지와 관련된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보고, 이미 찾아낸 동종, 쇠북, 도가니, 공양주발 등 흥덕사지 출토 유물들과 함께 직지의 체계화를 위한 콘텐츠 소재로써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시는 특히 현재 벌이고 있는 '직지 찾기 운동'의 일환으로 우물 발굴 사업을 포함시켜 추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직지세계화추진단 이동주 단장은 "흥덕사지 주변의 옛 우물들이 직지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발굴 사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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