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헌 충남도 환경녹지국장
[시론]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강우형태 변화로 인해 세계적으로 이상고온과 물 부족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OECD '2050 환경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의 40% 이상이 심각한 물 부족 지역에 거주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특히 현재 우리나라는 OECD 34개국 중 유일하게 심각한(severe)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앞으로도 인구의 증가, 도시확장 등으로 물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고, 공급은 한정돼 있어 기후변화 시대에 만성적인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이다. 이러한 물 위기 속에서 대안으로 떠오르는게 바로 물산업이다. 물산업이란 물과 관련된 모든 산업으로 원수를 취수, 각종용수를 생산·공급하는 정수처리, 사용된 물을 재처리해 재이용 또는 물순환(Water Cycle)을 시키는 하·폐수처리, 해수담수화 등 수자원개발, 배관재·약품·계측기기 등의 기자재와 엔지니어링·연구·교육, 컨설팅업 등 서비스산업을 총칭한다.

현재 세계 일자리의 약 75%는 물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 가이 라이더 전 국제노동기구(ILO)사무총장은 물이 곧 일자리라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물 관련 일자리와 물의 안전 보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물 전문 조사기관인 GWI(Global Water Intelligence)에 따르면 세계 물산업 시장은 2013년 기준 반도체시장의 2배인 약 6000억달러로 오는 2025년까지 865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물산업은 산업적 측면이 부각되면서 전문성 높은 물 전문기업이 운영·관리하는 규모의 경제, 범위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는 형태로 세계화를 지향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물산업은 어떤가? 환경부 물산업통계정보시스템(2015년)에 따르면 국내 물산업 사업체 수는 1만 1035개로 물산업 종사자수가 12만 9153명이며, 전체 매출액은 약 30조 6751억원(제조업 15조 5243억원, 운영업 9조 7334억원, 건설 및 시공업 4조 7780억원, 설계 및 컨설팅업 6394억원)으로 50인 미만의 영세 사업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현재 세계 물산업 시장은 상·하수 분야가 80%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해수담수화와 물 재이용 분야가 차지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지역별로 분리, 운영되고 있는 상하수도를 통합해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상하수도분야 예산이 2016년 기준 국비 1조 5137억원으로 물산업 시장 대부분을 공공부문이 차지하고 있으나 물 관련 사업장 대부분이 50인 미만 영세사업장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물관련 신기술 개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어렵게 이들 물관련 기업이 기술 개발에 성공해도 이를 인증받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며, 물관련 기업에서 우수한 기술과 제품을 개발해도 팔 곳이 없다고 한다. 이는 인증이 안된 기술이나 제품을 도입하는 것을 행정기관 등에서 꺼리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물산업 육성방안으로 대구 국가산업단지내에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조성중에 있으며,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조성 시 테스트베드를 설치해 인증시스템을 갖춘 실증화단지 운영에 대한 계획이 포함돼 있다. 이에 발맞춰 우리 행정에서도 스스로 변화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며, 물산업 육성에 대해 예산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지원도 함께 검토할 때이다.

최근 몇 년간 보령댐 유역에 상습적으로 반복되는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충남에서는 지난해 △금강~보령댐 도수로 사업을 추진했고, 물산업 클러스터라는 산업적 측면에서 접근하면서 △상수도 최적관망시스템 즉 스마트워터그리드 등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 △道 서부지역에 10만㎥규모의 해수담수화 시설 △보령과 아산 하수처리장 하수 재처리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이와함께 물산업을 미래성장 동력산업으로 기획하면서 물산업 육성 지원근거를 담은 △물관리기본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 2050년은 먼 미래가 아니다. 계속되는 물 부족, 물 위기 속에서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지속적으로 이용하여할 물에 대해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깊게 생각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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