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신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장
[아침마당]

필수가 돼버린 맞벌이 가정, 현대시대에 사는 바쁜 엄마와 아빠는 아이들을 학원과 과외, 체육관으로 소위 ‘뺑뺑이’를 돌려 아이들은 어떠한 문제를 혼자서 해결할 시간도 여유도 필요도 없어져 버리고 있다. 또 아이들은 자기표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지고 부모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원치 않는 사교육을 배우는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2015년 통계청에서 나온 학교별 사교육 참여율을 보면 사교육에 참여하는 아동 68.8% 중 34.6%가 예체능, 취미, 교양에 참여하는 걸로 나타났다. 아이들이 음악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악기 구입부터 레슨비용까지 만만치 않은 비용을 부담하게 되어 가정의 부담 또한 증가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반대로 음악활동을 배우고 싶어도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경제적 부담감 때문에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을 볼 때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는 아이들의 음악활동을 지원하는 드림 오케스트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총 55명의 초·중·고 학생으로 이뤄진 오케스트라는 2012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5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창단 초기에는 본인의 악기 이름조차 모르고 바이올린 활로 칼싸움을 하던 단원들이 어느덧 성장해 자신이 배우고 있는 악기는 물론, 함께 연주하고 있는 악기들의 명칭을 알아가며 오케스트라 활동에 애정을 가지기 시작했다. 연습시간보다 먼저 와서 악기를 세팅하고 선생님들과 친구들과 토닥토닥 지내는 모습을 보고 있을 때면 아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지난달에는 대전시 노인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그동안 아이들이 갈고 닦은 노력의 결과를 뽐낼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였고 어르신들에게도 아이들의 재롱과 음악적 재능을 보며, 서로 즐거운 마음을 전달하는 좋은 시간이었다. 5년간 드림오케스트라가 지속되면서 이렇게 기분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악기를 찾지 못해 방황하던 아이들, 처음 보는 친구들과 친해져야 하는 불편함, 상급학교 진학문제, 가정환경 등 많은 이유로 인해 수업을 나오지 못했던 아이들의 시행착오와 어려움은 계속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케스트라가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 스스로가 드림오케스트라를 좋아했고 애정을 가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였다.

연주를 통해 아이들은 음악적으로 성장하고, 합주를 통해 서로를 배려하며, 대외활동을 하며 자신감이 높아지고, 서로 어울리며 사회성을 키우고 조금씩 성장해 나갔다. 또 아이들이 오케스트라를 즐길 수 있게 된 가장 큰 동기는 옆에서 아이들을 응원하는 가족, 친구, 선생님들이었고, 후원자님의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 덕분에 가능했다. 이렇게 주변사람들의 많은 관심과 도움으로 단원들은 'Our. Special. Time, 우리들의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 가고 있다. 아이들의 행복은 어른들이 울타리를 만들고 그 안에서 아이들이 뛰어 놀며 즐겨야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이 꿈을 펼칠 자리에서 적재적소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탐구하고 제공하기 위한 노력과 관심은 다음세대에게 물려줄 또 하나의 자산이다. 음악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아이들이 다른 행복을 더 느낄 수 있도록, 어른들은 아이들이 특별한 시간을 보호해 주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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