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전공 리처드 페닝턴씨
2013년부터 반환운동 앞장
서명운동 5000여명 달해

▲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있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의 반환운동을 벌이는 리처드 페닝턴(63·사진 오른쪽 첫 번째)씨. 페닝턴씨는 몇 년 전부터 직지의 반환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인 리처드 페닝턴(63)은 1일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직지(直指心體要節·직지심체요절)가 발간된 청주에서 직지를 주제로 한 국제페스티벌인 '직지코리아'가 열리기 때문이다. 2007년 한국에 온 그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해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 몇 년 전 우연히 한국의 역사와 관련된 책을 읽다가 직지에 푹 빠졌다. 그러면서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있는 직지 원본의 반환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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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코리아·세계무예마스터십 성공축제로

그는 2013년 직지가 발간된 옛 흥덕사 자리에 세운 청주 고인쇄박물관을 방문해 직지 반환운동을 벌였으며 한국인 지인 몇 명과 직지환수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대표를 맡았다. 이후 주한 프랑스 대사관, 국회, 문화재청, 청와대 등에 수차례에 걸쳐 직지 반환의 필요성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직지 반환에 대한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에 프랑스를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그는 직접 거리에 나서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주말 등을 이용해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 인근의 서울 강남 전철역 앞에서 지나는 시민들로부터 서명을 받고 국내 여행을 다니면서 전국 곳곳에서 직지 반환운동을 펼쳤다. 그 결과 그간 받은 서명이 5000여명에 달했다. 조만간 이 서명부를 프랑스 국립도서관이나 주한 프랑스대사관에 전달할 예정이다. 아울러 직지 반환운동의 확산을 위해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페닝턴 씨는 "직지코리아 처럼 직지의 위대함을 알리는 행사도 중요하지만, 직지를 고국의 품에 안기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기록유산과 관련된 외국의 많은 인사가 찾는 직지코리아에서 직지 반환의 필요성을 당당히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종 기자 lwj@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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