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금고 제일은행 수탁 운영 논란

외국계 은행에 국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을 수탁하는 금고까지 맡기는 것이 적절한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11일 영국계 스탠다드차터드은행(SCB)이 제일은행의 지분 100%(2억 592만주)를 인수해 국내 금융시장에 본격 진출을 선언하면서 불거졌다.

제일은행은 현재 충남도의 주 금고 기관으로 2조원이 넘는 일반회계를 담당하고 있으며, 농협 충남지역본부가 특별회계를, 하나은행이 기금을 맡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이들 금고수탁기관은 지난 2002년 말 수의계약 방식으로 선정됐으며, 올해 말로 계약기간이 끝나 도는 하반기 중으로 새로운 금고운영기관을 선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SCB에 매각돼 내국인 지분이 전혀없는 제일은행에 자치단체인 도의 재정과 예산 운영과 관련된 금고를 맡기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들도 외국인 지분은 높지만 일정 부분 내국인 지분이 포함돼 있는 반면 제일은행의 경우 외국인 지분이 100%인 완전한 외국계 은행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부유출'과 '헐값 매각' 논란 속에서 상당한 수익을 올리며 국내 금융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외국계 자본에게 자치단체에서까지 수익기반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이상선 대표는 "외국계 자본에 마당까지 다 내주고 있는 상황에서 자치단체의 금고까지 맡긴다는 것은 검토해 봐야 할 문제"라며 "금고 선정기준 마련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금고선정위원을 위촉해 평가기준과 항목을 마련해 금고수탁 운영기관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명확한 평가기준이 마련된 상태는 아니지만 어느 쪽이든지 도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금융기관이 선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고선정 기준은 재무구조의 안정성과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도, 금고업무 취급 노하우, 지역주민 이용의 편리성, 도와 금고간 협력사업 추진능력 등의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제일은행의 경우 지난 53년부터 현재까지 도 금고를 운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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