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0년 세종대왕이 백성들을 위해 새로 개간한 밭에 면세를 해주는 정책을 시행하고자 했으나, 경상도 관찰사가 개간한 밭의 구분이 어려우니 일괄해서 세금을 부가하자고 건의한 일이 있었다. 이에 세종대왕은 "관찰사가 어찌 개간 밭을 구분할 수 없다는 말인가? 혹여 모르겠으면 백성에게 묻고 함께 하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유래한 사자성어가 여민가의(與民可矣)다.관료의 행정편의주의에 대해 민의를 묻고 함께 고민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일화다. 지방의회 역할은 행정부에 대한 견제도 있지만, 더 중요한 기능은 군
머릿속에 불이 켜지는 순간이 있다. 어젯밤, 벌써 대학생이 된 딸내미가 초등학교 때 공책을 발견했다고 깔깔거리며 나에게 건네줬다. 제목 "줄넘기(솔직하게)". "양발 모아 뛰기는 총 60번 했습니다. 번갈아 뛰기는 솔직하게 중간에 실패했지만 계속했습니다. 양발 번갈아 뛰기는 좀 숨이 찼지만 30번 하였습니다. 팔 엇갈아 뛰기는 애초에 내가 잘 못하는 줄넘기이기도 하고 알지도 못하는 줄넘기인데 노력을 해 7번 정도 했습니다. 연속 두 번 넘기는 어려웠지만 1번은 했습니다." "줄넘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다." 귀여운 분노과
필자는 1986년 첫 해외공연으로 유럽 5개국(이태리, 벨기에, 프랑스, 영국, 스위스)의 세계 민속 페스티벌 참여를 통해 큰 경험을 얻은 적이 있다.퍼레이드를 시작으로 각국 다양한 공연들이 한자리에서 펼쳐졌는데 한 지역에 7~10일을 머물며 펼치는 축제로 그 시절 변방으로만 여겼던 나라 민속춤의 위대함을 실감하고 태극기를 앞세워 국가 대표라는 사명감으로 불타오르던 기억의 소중함이 예술적 경험의 출발이었다.서울예술단과 국수호 디딤 무용단에서, 1989년 ‘땅의 소리 춤’ 1990년 ‘풍물 소리 춤’, 1991년 ‘물의 소리 춤-연신
세대 간 갈등은 사회적 현상을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이며, 특히 MZ세대의 등장은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과 문화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MZ세대는 자신의 가치관에 충실하며,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기성세대와의 가치 차이로 인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기성세대는 사회조직을 위해 희생을 감수할 수 있다고 인식을 하고 있으며 일의 가치에 비중을 높이며 일을 통한 성취감을 우선시하는 반면, MZ세대는 개인 가치관이 확고하고, 자기중심적인 가치가 우선적이며 일보다는 자신의 삶에 가치를 둔다.이러한 업무적 태도에 기성세대
#기상 이변기후 변화의 징후인가. 올겨울도 그리 춥지 않다. 내가 매일 걷는 신천은 올해 거의 얼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남녘의 곳곳에서 벌써 홍매화가 피고, 영춘화가 피었다는 소식들이 카톡에 뜬다. 신천 상류의 산책길에 꽤 큰 매화나무가 몇 그루 있는데, 하마 꽃봉오리들이 탱탱해져 있고, 몇 송이는 이미 피었다. 며칠 전 들린 울산 바닷가에는 매화가 만발했다. 정월대보름이 아직 지나지도 않았는데도 봄기운이 완연한 것이다.우리네 봄소식만 그렇듯 비정상적인 게 아니다. 최근 뉴스에서 접하는 기상 이변 소식들은 한결같이 놀라운 것들이다
#."건물주가 권리금회수를 방해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문제는 건물주가 소송에서 패소했음에도 배상금을 내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소송에서만 이기면 모든 일이 해결될 것 같았는데 건물주의 시간 끌기에 허사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권리금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건물주가 패했음에도 권리금을 배상하지 않고 버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소송에서 패소했다면 강제집행을 통해 권리금에 대한 배상액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상가 임대차에서 권리금회수는 법률상 보호를 받는 세입자의 권리로 건물주가 이를 방해한다면 손
최근 몇 년새 ‘깡통전세’로 불리는 전세사기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켰다. 인천과 서울에 이어 대전 등 충청권에서도 지난해 대규모 전세사기로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많은 피해자들이 살 곳을 잃어버리기도 했고 전재산을 잃고 신용불량자가 되기도 했으며 일부는 안타깝게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 특별법을 만들고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모두가 구제를 받지는 못했다.그나마 과거 작은 규모로 여러 곳에서 발생하던 방식이 아니라 ‘폭탄’이라고 불릴만큼 대규모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의료계가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면서 의료파행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른바 서울 빅5 병원(서울대·서울아산·삼성서울·세브란스·서울성모병원) 전공의가 19일 집단 사직서를 내고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하지 않을 것을 예고했다. 원광대병원, 가천대길병원 등 7곳의 전공의는 이미 집단사직서를 제출했다. 대전성모병원과 을지대병원 전공의들도 집단 사직하거나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대전성모병원 전공의 44명이 19일 사직서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는 보도다. 대전을지대병원 전공의협의회장은 19
버스로 출퇴근 하면서 신문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딱히 일과 중 신문을 보기에는 바삐 돌아가는 업무 때문에 시간이 없다. 그런데 버스안 풍경을 보면 다들 핸드폰만 꺼내 들고 목을 아래로 떨구고 뭔가를 열심히 보고 있다.신문을 뒤적거리는 내가 민망할 정도다. 저 핸드폰이 요물단지가 된지 오래고 우리는 핸드폰의 노예가 됐다. 이 작은 핸드폰이 통화뿐만 아니라 이메일, 인터넷, 사진, 음악, 녹음, 게임, 뉴스 등 모든 영역의 업무를 집어 삼킨진 오래됐고 새로운 영역도 계속 잠식하고 있다. 핸드폰이 우리의 일상을 더욱 편리하고 풍요롭게
지난 1월 22일 오후 11시경 서천특화시장에서 큰 화재가 발생해 수산동 등 3개동의 점포 227개가 소실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설 대목을 앞두고 발생한 화재로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입은 시장 상인분들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으리라 생각된다.화재 발생 이후 서천군청뿐만 아니라 충남도청,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행정안전부 등 여러 관계 기관에서 긴박하게 움직이며 피해상황 접수 및 사후지원을 위해 노력했다.충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도 현장에 원스톱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논산센터, 신용보증재단 및 하
대덕특구 내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기관장 공백 사태가 길어지면서 과학기술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는 보도다. 출연연 기관장 선임 때마다 벌어지는 현상으로 과학계 안팎에서는 관행화됐다는 자조석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기관장 선임을 둘러싼 이런저런 이유로 반년이 넘도록 공백사태가 이어지기 일쑤라니 지나칠 일이 아니다. 출연연 기관장 선임 내지는 연임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 이유가 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수장의 임기 종료로 신임원장 공모에 나선 곳이 여러 군데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재료연구원은 원장의 임기종료로 신임원
충북지역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나선 예비후보들이 경쟁이나 하듯 선거공약을 내놓고 있다. 공약은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유권자와 약속이라는 점에서, 실천 가능한 방안과 재원 마련 대책 등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이행 계획이 수반돼야 마땅하다. 그러나 현실은 일단 던져놓고 보자는 심산이다. 충북 청주지역의 최대 숙원 현안인 청주국제공항 활성화와 청주교도소 이전 문제만 봐도 그렇다. 정치권은 각종 선거때마다 청주공항 활성화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수십년동안 이행된 것은 거의 없다.청주교도소 이전 문제도 마찬가지다. 인접지역에 1만 800
2021년 칠레에서는 학생운동가 출신의 MZ세대 정치인인 가브리엘 보리치가 35세의 나이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2019년 핀란드에서는 33세의 산나 마린이 30대 여성으로 총리직을 맡았다. 스웨덴의 구스타프 프리돌린은 19세에 국회의원을 시작해 4선 의원을 지내고 32세에 가장 젊은 장관이라는 타이틀까지 가졌다. 이들은 청소년 시절에 이미 정당 활동을 시작했고 대학생이 돼 정당을 대표하는 후보로 출마하는 등 어린 시절부터 ‘정치’를 직접 경험할 기회가 많았다고 한다.한편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 1월 14일 선거권의 연령이 ‘19세
스핑크스는 사람의 머리에 사자의 몸을 가진 신화속 괴물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수수께끼를 내서 답을 맞추지 못하면 잡아먹는 포악함을 가졌는데, 어느 날 지나가는 오이디푸스에게 ‘아침에는 발이 네 개였다가, 낮에는 발이 두 개였다가, 밤에는 발이 세 개인 것이 무엇인가?’라는 수수께끼를 냈다.총명한 오이디푸스는 ‘어릴 때는 두 팔과 두 다리로 기어 다니고, 성장하면 두 다리로 걸어 다니며, 늙으면 지팡이를 짚어 세 다리로 걷기 때문에 답은 사람’이라고 말해 목숨을 구했다.이 그리스 신화처럼 인간은 세월에 따라 걷는 모습이 확연히 달라진
2017년 무렵, 필자는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났다. 10박 11일이라는 휴가를 떠나기 전 미리 일을 처리하기 위해 몇 날 며칠 야근을 해야 했고, 이 때문에 이탈리아라는 나라에 대한 자세한 정보 없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여행 도중,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바티칸시국을 방문하게 됐다. 평소 투어 프로그램에 대한 필요성을 반신반의했으나 이는 필자의 착각이었다. 혼자 왔으면 알지 못했을 바티칸시국의 역사,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조각상과 ‘아담의 창조’ 천장화 등 유명한 작품에 대한 해석과 야사 등을 투어 가이드가 쉽고 재밌게 설명해주었
방학을 보내고 있는 학교는 한적하다. 여러 학교에서 방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학기 중 분주함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비어있는 운동장과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놀이기구 그리고 고요한 교실. 얼핏 보면 겨울잠을 자는 학교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새 학년을 앞둔 선생님들과 세종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2월을 보내고 있다. ‘학교가 결정하면 교육청은 지원한다’라는 학교 자치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세종시교육청의 2월도 한창 바쁘다.요즘 교육감 일정 가운데 선생님들의 직무연수 현장을 찾는
지난해는 지구 평균기온이 가장 뜨거운 해였다. 전 세계적 폭염과 가뭄, 홍수 등 피해도 역대급이었다. 우리나라 남부지방도 227일 동안 가뭄에 시달리다가 장마철(6.25~7.26)에 712㎜가 쏟아져 누적강수량 역대 1위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는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5월 발생한 엘니뇨가 지속되며 지구 온도 기록이 경신될 것이라는 추론이 전문기관들로부터 제기된다.이는 올해도 상식을 벗어나는 기후재난이 전지구적으로 발생할 것임을 뜻한다. 기존 방식으로는 상식 밖의 이상기후를 감당하기 어렵다. 지속가능성을
구획어업 어민의 낚시업이 지난 8일부터 전면 금지되면서 충남 어민들의 생계가 막막해지고 있다고 한다. 선박 안전사고 방지 등을 위해서라지만, 그동안 낚시업에 기대어 살던 어민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더욱이 정부는 관련 어민들을 위한 보완책이나 대책 마련 없이 법 시행을 강행하니 더욱 답답할 노릇이다.충남 서해안에선 그동안 정해진 구역에 그물을 설치해 수산물을 잡으면서 낚시업도 함께 해 왔다. 그러나 2019년 정부의 낚시관리법이 개정되면서 선박 안전사고 방지 등을 위해 양식장에 투입되는 관리선의 낚시업이 지난 8일부터 금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26조원을 넘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도로교통공단은 2022년 교통사고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 비용, 사회기관 비용을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약 26조2833억원에 달한다고 15일 밝혔다.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2%, 국가 예산의 4.3%가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으로 지출되는 셈이다. 사회적 비용 중 사망자·부상자 발생에 따른 인적 피해비용이 12조6040억원(48.0%)으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우리나라의 교통사고율은 부끄럽게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 수
베이비부머 하면 1955~1963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로 전체인구의 14%정도를 차지하며 고졸이하가 70%라고 한다. 필자도 여기에 해당한다. 국민소득 60달러 최빈국에서 3만 5000달러 선진국이 된 오늘까지 꿰뚫어 달려온 오늘의 60대는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는 풍부한 경험과 역량, 그리고 건강으로 무장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그들의 정신력은 건전하고 자신감에 차있다. 그런 그들이 실수한 게 하나 있다. 그것은 자식농사이다.70년대 전후로 초중고를 다닌 이들은 부모의 보살핌보다 스스로 성장한 세대들이다. 필자의 경우도 대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