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 32호는 태안군 소원면에서 서대전네거리까지 연장 176㎞에 이르는 4차선 도로이다. 충남을 동서 대각선으로 가르는 도로로 서산, 당진, 예산, 공주의 금강을 건너고 계룡산을 넘어 대전으로 가는 말하자면 충남의 모든 아름다운 곳들을 관통하는 도로다.내가 이 도로를 처음으로 접한 것은 1973년 중학교 3학년 때 갑사로 수학여행을 갈 때이다. 포장되지 않은 신작로를 덜덜덜 달리면서 라디오에서는 패티김의 ‘이별’이 구성지게 흘러나오고 구불구불 차동고개를 넘노라면 친구들이 ‘와’ 하고 괴성을 질러댔다.유구천은 또 어떤가. 가오리연의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모든 선거 기간에는 비전을 제시하고 차별화 된 수많은 공약들이 쏟아진다. 필요성이 공감되기도 하고 때론 전문영역의 도움을 받아 실효성이 제시되어야 하는 공약도 있다. 물론, 현실과 동떨어진 선심성 전시공약도 있기 마련이다.매체의 발달로 미래세대인 아동청소년들은 다양한 뉴스를 접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선거 활동과 정치(政治)에도 관심이 많아졌다. 이미 교내에서는 선거를 통해 학급 임원, 학생회 대의원등을 선출한다. 이제는 학생 참여예산을 집행할 때 아이디어를 모으고 토론하며 직접민주주의를 학습하고 있다. 게다가
선거는 끝이 났다.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은 슬픔과 고통을 토로하는 반면 윤석열 당선인을 지지했던 분들은 이제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한다. 반반으로 극명하게 갈린 표심은 어느 한쪽의 편에 서서는 결코 대한민국을 바꿀 수 없음을 웅변하고 있다. 진영만의 대통령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취임 초기에는 선거 득표율보다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뭔가 달라질 것 같은 기대감 때문이다. 이를 신혼여행 효과(honeymoon effect)라 한다. 선거 승리의 성취감과 이어지는 높은 지지율은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각 후보와 지지자들의 치열하고 숨 막혔던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끝났다. 결과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639만 4815(48.56%)를 얻어 1614만 7738(47.83%)를 얻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24만 7077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두 후보 모두 치열한 논쟁과 시시비비가 있었지만 국민들은 현 정부 ‘정권심판론’에 힘을 실어주었다. 윤석열 당선자는 대선 승리 도취보다 갈라진 민심을 수습하고 봉합하며 좀 더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윤 후보가 당초 강력하게 밀고
2022년 청년 정책은 많은 변화가 있다. 새로운 정책이 만들어지기도 하며 기존의 정책이 확대 시행되거나 축소·폐지되기도 한다. 올해 청년 정책 중 지금까지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청년희망적금’이다. 청년희망적금은 만기종료 시 다른 적금보다 높은 이자수익이 발생한다. 가입 신청을 5부제로 진행했지만 정책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한 때 은행 인터넷뱅킹의 접속이 막히기도 했다. 이처럼 많은 관심을 받은 정책이지만 일부에서는 많은 청년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와 가입조건으로 인해 정책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다 비판이 있었다. 평가
한때 김난도 교수의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주는 위로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을 한다면 현실을 모르는 ‘꼰대’ 소리를 듣게 될지 모른다. 기성세대가 살아온 과거의 환경으로 2022년 청춘을 이해하는 것이 사실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은 청춘만 아픈 것이 아니다. ‘아프니까 중년이다’, ‘여전히 아프니 노년이다’를 외치고 있다. 청춘이 쏘아 올린 아픔 시리즈가 유행처럼 번져서 여기저기서 아픈 사람투성이가 되고, 너도나도 진심 어린 위로를 받고 싶어 한다.사실 가장 아프고 외로움에 시달리는
‘파친코’의 저자 이민진 작가가 하버드대 초청 강연에서 "한국인은 누구인가"라는 뜬금없는 질문을 받았을 때, 머뭇거리다가 "춤을 좋아한다."라고 얼떨결에 답했다고 한다.강연에서 그는 한(恨), 정(情), 눈치 그리고 더 큰 세계에서 살아남고 번영하려는 의지와 교육에 대한 한국인의 열망이 문화와 과학기술에서 한국을 세계의 선도적 위치로 올려놓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 고조선의 공무도하가에서 김소월의 진달래꽃까지 우리의 서정은 한과 정으로 녹아있다. 번영하려는 의지와 교육열로 가난의 질곡에서 벗어났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선진국으로 인
33년 3개월, 대전대신고등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근무했다. 더구나 고교 시절을 보낸 모교이기도 하니 약 37년을 한 공간에서 보낸 셈이다. 그러므로 학생들을 맞이하는 감회가 남달랐다. 학생들의 선배이자 교사였기 때문이다. 나는 학생들을 대하면서 이 두 가지 인연을 잊은 적이 없다. 후배들을 위해 선배이자 교사로서 무슨 일을 못할 것인가! 이 신념은 나를 지탱케 한, 위대한 힘이었다. 교직 여정에서 느낀 교육 이야기를 잠시 풀어본다.교사 초년기엔 당시 체벌 문화(?)에 동화돼 나 아닌 나로 지내기도 했다. 대학 서열화와 입시경쟁교육에
어느덧 싹이 트는 봄을 앞두고 있다. 신년을 시작하며 어른들은 아동들에게 어떤 덕담을 건넸을까? 어른들 말씀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해라, 세뱃돈 아껴 써라, 코로나가 기승이니 외출하지 마라 정도가 대다수 아니었을까?옳고 좋은 말인데 아동 입장에서는 꼭 지켜야하는 약속을 다짐받는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크든 작든 약속의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성립 과정부터 결과와 이익에 대한 기대 때문에 협의를 넘어 협상이 되기도 한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아동의 입장에서 보면 어른들과의 약속은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이렇게 해주면 넌 무
얼마 전 유명 남자배우의 작업실 영상이 유튜브 라이브 채널을 통해 방송되며 뜨거운 관심을 이끌었다. 홀로 대사 없이 테이블에 들어갈 금속 다리를 용접해 만들고, 직접 땀 흘리며 목공작업을 이어가는 모습이 전부였지만 팬들은 열광했다. 이 영상은 NFT로 디지털 자산화 돼 글로벌 NFT 플랫폼 컬렉션을 통해 디지털 수집품으로 발행, 백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됐다. 이처럼 최근 가상자산 중 새로운 제테크 수단으로 떠오른 NFT 투자는 가상자산 중 MZ 세대를 필두로 관심도가 급증하고 있다.NFT(Non-Fungible Token)는 ‘대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말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직전(지난해 10월) 전망치보다 0.5%p 낮은 4.4%로 전망했다. 올해 세계경제 전망을 좌우하는 주요인은 무엇일까? 수많은 이슈 중 큰 맥락에서 보면 두 가지 요인으로 정리된다. 첫째는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이고 나머지 하나는 인플레이션이다.현재 세계경제의 가장 큰 이슈는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다. 구체적으로는 미 연준이 현재의 제로금리를 언제, 얼마만큼, 얼마나 빨리 인상할 것인지에 대해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의 예상대로라면
2019년말 기준 우리나라의 상수도 보급률은 97%이다. 그러나 1908년 뚝도 정수장 건설을 시작으로 100여 년 가까이 이어진 오래된 상수관망으로 인해 적수와 같은 수질 문제와, 노후관 누수로 인한 수량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이런 노후관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2017년부터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하여 지방자치단체별로 5년 동안 K-water의 수도 전문인력을 투입하여 유수율 85% 달성을 목표로 노후 상수도 개량 등을 실시하는 사업으로 결국 ‘국민 물복지
나는 추워도 겨울을 좋아한다.마음을 빼앗길 아름다움이 다른 계절에 비해 많지 않다는 이유도 있지만 색이 없는 겨울풍경에 나만의 색을 입히기도 좋은 계절이기 때문이다.겨울은 인생과도 닮은 듯하다.며칠 전에 나는 그림 하는 작가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우리의 심장이 멈추는 이유는 우리가 떠날 때가 되었기 때문이라 했는데 갑자기 돌아가셨을 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 속에서 언제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는 어의가 없는 세상에 산다는 것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조문객이 돼 문상을 가서 상주(喪主
충남 논산에는 육군훈련소가 있다. 한국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신병 훈련을 위해 제2 육군훈련소로 창설됐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연무대란 친필 휘호를 내려 별칭으로 연무대 혹은 그냥 논산훈련소라고 불린다. 지금도 그렇지만 대한민국 젊은이에게 입영은 인생에서 대사(大事)였다.과거에는 입영 열차라는 게 있었다. 영장을 받으면 날짜에 맞추어 해당 지역 기차역에서 출발하는 입영 열차를 타고 논산으로 향했다. ‘아쉬운 밤 흐뭇한 밤 뽀얀 담배 연기/ 다시 만날 그날까지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어라’ 최백호의 ‘입영 전야’(198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는 경제 침체와 더불어 청년들의 취업 활동마저 위축시키며 안정적인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더욱이 과학과 기술이 사회 변화를 선도하는 팍스 테크니카(Pax-Technica)시대에 경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청년들의 구직 활동은 더욱 어려워 보인다.그러나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Jim Rogers)의 말처럼, 위기는 언제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뉴노멀의 새로운 일상이 다가왔고 구인과 구직, 일터와 일하는 방식에 대한 패러다임은 이미 변화하고 있다.지난해 대전시에서 추진한 ‘
벌써 3년째,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감염병이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빼앗고 전 세계의 경제를 병들게 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 위기 속에서 우리 동구는 모든 공직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힘을 모아 정부 정책에 발맞춘 선제적 재정운용과 국·시비 확보, 적극적 재정 건전화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자 애써왔다.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과거 신청사 건립 등을 위해 발행한 지방채 잔액을 당초 계획보다 2년이나 앞당겨 상환하는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5개 자치구 중 가장 열악했던 재정 규모는 어느새 서구에 이어 유성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우리는 언제부터 어른이 되는 것인가? 사전에서는 어른을 ‘다 자란 사람’이라고 풀이한다. 다 자라서 무르익었다는 것이다. 평균 수명이 40세였던 조선시대에 40, 50세 이상 건강하게 살고 지혜를 터득했다면 어른으로 불렸을 것이다. 그래서 공자는 나이가 들어 50세에 천명도 알게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 시대에 50세 이상 사는 사람이 드물었기에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어려웠을 것이다.현재 한국의 중위연령은 43.7세, 10년 후엔 천명을 안다는 50세가 중위연령이 되면서 나이로만 따지면 유
대전은 시민 누구나 쉽게 가까운 산에 등산을 즐기고 때로는 호수를 바라보며 물멍(물을 보며 멍하게 있는 상태를 뜻하는 신조어)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도시다.그러나 평소 산소의 소중함을 모르고 살고 있듯이 대전시민들은 주변의 자연자원을 누리고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외지에서 대전으로 이사 온 새내기 시민들은 이런 혜택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대전시민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더욱 안타까운 점은 대전이 가지고 있는 천혜의 힐링 공간에 대한 가치를 재평가하려는 노력이 그동안 많이 부족 했다는 점
임인년 새해를 맞이한 지 어느덧 한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도 해를 거듭하며 모두를 어렵게 하고 있어 마음이 무겁다.작년 한 해 시는 코로나19 대응과 민생회복에 전력을 다 한 한해였다.차질없이 백신접종을 추진하고 어려움에 빠진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한편 국민지원금 지급대상을 전 시민으로 확대해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이라는 목표 달성에 집중해 왔다. 이에 시장을 대신해 어려운 시기를 힘겹게 버텨준 시민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서산시는 코로나19라는 위기를 서서히 극복해 나가며
필자가 대학생이었던 시절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라는 미국영화가 상영됐다. 잭 니콜슨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이 영화 제목에서 주는 ‘두 번’ 내지 ‘두 개’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다. 어떤 영화평론가는 인생은 무엇이든지 한 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두 번의 계기와 시도로 만들어진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그렇게 보면 세상도 외눈이 아닌 두 개의 눈으로 보게 되어 있고, 하늘이 있으면 땅이 있고, 남자와 여인, 온·오프(on·off)처럼 이항대립(binary opposition)적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동양